이명선 목사 (동신교회 충서지방회장)

신유(divine healing)라는 용어는 하나님의 초자연적 능력으로 질병에서 깨끗하게 낫는다는 말입니다. 사복음서는 예수님께서 많은 병자들을 치료하신 사건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본문은 예수님께서 38년 된 병자를 고치신 사건입니다. 예수님께서 병자를 치유하신 장소는 예루살렘에 있는 양문(Sheep Gate)이라 불리는 성문 곁에 있는 베데스다라는 연못이었습니다(2절).

그 곳에는 행각(정자 비슷한 것) 다섯이 있었고 많은 병자들, 맹인, 다리 저는 사람, 혈기 마른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3절). 예수님은 38년 된 병자에게 다가가셨고, 그를 고쳐주셨습니다. 38년 된 병자를 치유하신 신유의 예수님에 대하여 살펴봅시다.

첫째로 신유의 예수님이 계시는 한 절망은 없습니다.
베데스다 연못가에 모여 있는 병자들은 한 마디로 ‘절망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유명하다는 병원, 용하다는 의사, 좋다는 약은 다 써봤을 겁니다. 더 이상 인간적인 가망이 없었기에 마지막으로 실오라기 같은 한 가닥 소망으로 베데스다 연못을 찾았을 것입니다.

그곳은 “물의 동함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천사가 내려와 물이 솟아오르게 하며 누구든지 먼저 뛰어 들어가면 무슨 병이든 고침받는 다는 소문 때문이었습니다(4절). 베데스다는 히브리어로 ‘자비의 집’(House of Mercy)이라는 뜻이지만 자비는 커녕 먼저 들어 가야하는 살벌한 경쟁만 난무하는 곳이 되었습니다. 경쟁 사회의 축소판 같은 이곳에서 38년 된 병자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먼저 들어갈 수 없었기에(7절) 질병으로부터 좌절했던 마음이 도리어 더 큰 절망에 빠지게 했습니다. 바로 그 절망의 자리에 예수님께서 찾아 오셨고, 38년 된 병자를 만나주셨습니다.

둘째로 신유의 예수님은 내적 치유를 먼저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절망한 병자에게 “네가 낫고자 하느냐?”(6절)라는 질문을 던지십니다. 병자가 낫고자 하는 마음은 당연한 일인데 왜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요? 이는 병자의 심령 상태를 드러내기 위한 의도된 질문이었습니다. 병자의 대답 속에서 생각으로는 낫고 싶으나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는 마음 깊숙이 뿌리내려진 절망의 마음이 그를 사로잡고 있었습니다(7절). 그러나 절망한 영혼이 예수님께 자신의 모습을 포장하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 나올 때 소망이 있습니다.

육체의 질병보다 더 무서운 것은 마음의 병입니다. 모든 것이 끝나 버렸다는 절망과 부정적인 생각입니다. 그렇지만 인간의 절망은 하나님의 은혜의 시작입니다. 내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을 통해 나의 무능을 고백하고, 전능하신 주님 앞에 나아가면 소망이 있습니다. 이 때 비로소 내적 치유가 일어나고 말씀에 순종할 수 있는 믿음의 사람이 됩니다. 

셋째로 신유의 예수님께서 38년 된 병자를 고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38년 된 병자에게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8절)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유의 능력을 가지신 예수님만이 하실 수 있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곧 능력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그곳에 신유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그 사람이 곧 나아서 자리를 들고 걸어 가니라’(9절). 38년 된 병자가 절망으로부터 내적 치유를 받고 예수님의 말씀대로 “곧 나아서” 자리를 들고 걸어 갈 수 있었습니다. 38년 된 병자가 질병으로부터 치유 받고 강건하여 자신의 누웠던 침상을 들고 걸어가고 있습니다. 할렐루야!

38년 된 병자를 찾아오셨던 신유의 예수님! 그 분을 만나십시오. 신유의 은혜는 단순히 성경 속에만 기록된 사건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분이십니다(히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