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록 목사 [푸른초장교회 / 법무부 이민정책 자문위원]

2014년 10월 22일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1면에 본 교단 서울북지방회 소속 정장면 목사 사진이 지면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실렸다. “정장면 목사 안상홍 집단과의 소송에서 이기다”이었다. 이렇게 큰 일이 있었지만 자세히 사정을 묻지도 못하고 무관심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리고 한 편으론 자랑스러웠다.

정 목사는 지난해부터 필자가 운영하는 다문화센터에서 음악으로 노래를 가르치며 봉사를 해왔다. 교회를 개척하고, 몇몇 대학에서 강의하려면 시간이 부족할 텐데도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다. 정 목사와 통화하면서 그동안의 경과를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사건의 내막은 이러했다.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학생들에게 객관적 정보를 제공해서 이단을 경계하고,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교리적 혼란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해야겠다고 했다. 그러한 목적에서 하나님의 교회 창시자 ‘안상홍이 라면을 먹다가 죽었다’라고 말했는데 학생 중에 누군가가 하나님의 교회 측에 밀고한 것이다. 이 사건은 뜻하지 않게 1,2심에서 하나님의 교회 측 손을 들어주었다. 그때 정 목사는 당황했고, 무척 힘들었다고 했다. 1심서부터 재판을 받을 때 안증회 측 사람들이 가득 메운 법정에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했다. 또한 변호사비용뿐 아니라 지방을 오가며 당시 증인들을 만났고, 거의 매일 수시로 사건과 관련된 전화를 하며 공증사무실에서 공증을 받고 하면서 드는 비용 등 재정적으로,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고 어려웠다고 했다.

지인목사님들에게 이 사건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도움을 준 이는 거의 없었다고 했다. 정 목사는 밝히기를 꺼려했지만 오히려 어릴 적 신앙생활을 함께 했던 친구들과 개인적 지인들, 사건이 발생 했을 때부터 함께 했던 이병일 집사(법무법인 링컨 사무국장)와 김혜진 변호사(현대종교), 대법원 상고를 맡아 결정적 판결을 이끌어 냈던 고영일 변호사(가을햇살법률사무소 대표)의 도움이 컸고 큰 힘이 되었다고 했다. 이 사건을 알게 된 의정부기독연합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소속 목사님들과 제자들의 오랜 기도와 관심은 상고까지 가게 했다. 대법원은 정 목사의 손을 들어주며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하나. 피고인은 허위사실을 직시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라면을 먹었든, 국수를 먹고 죽었든 이것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기 어렵다.

둘. 검사가 제출한 증거도 사망 전에 라면이 아닌 국수를 먹었는지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명백한 증명이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셋. 안상홍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은 한 종교단체의 사적 영역을 벗어나 공적 사실에 해당하므로 철저히 공개되고 검증되어야 하므로 공개토론을 통해 문제제기가 광범위하게 검증되어야 하고 명예훼손이란 이름으로 봉쇄되어서는 안 된다.

넷. 피고인의 발언취지는 안상홍의 종교적 의미와 역할에 의문을 가진 것이며, 안상홍은 신이 아닌 인간으로서 평범하게 사망한 것이라는 것에 의혹을 제기한 것에 불과하다.

다섯. 피고인은 대학교수로서 한정된 공간에서 행한 점과 안상홍에 대해 신앙의 대상이나 교리에 이단적 요소가 있다는 이유로 비판하고자하는 것이다. 수강생들에게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고, 주의를 촉구하고자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수강생들을 교리적 혼란으로부터 보호코자 함이었다. 

최근 신천지와 하나님의 교회 그리고 이슬람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이단을 물리치는데 힘을 합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금번 안상홍 측의 명예훼손 고소 사건도 정 목사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 일이었다. 그리고 이단문제를 개인이나 특정 단체에게 맡기지 말고 교단차원에서 예산을 배정하고, 전문가들을 모아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타 교단이나 연합기관들과 공조해서 함께 노력해야 한다. 교단 안에 변호사 자문기구를 두어 이단문제뿐 아니라 민·형사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 필요도 있다. 또한 타종교나 그 사상에 대해 인권침해라는 이유로 건전한 비판조차 할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음을 직시해야한다.

이 시대는 기독교에 대해 종교적 가치는 인정하되 실생활에 도움 되는 것으로는 인정하지 않으려는 합리주의와 과학주의사상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기독교는 이러한 세속주의와 싸워야 한다. 헛된 지위와 명예를 탐하는 마음을 버리고 복음진리로 무장해야 한다. 교회는 세상으로부터 배척을 받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인정하고 하나로 뭉쳐야 한다. 더 이상 혼자 싸우는 군사가 없도록 모두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