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천 목사 [성림교회  / 서울남지방회장]

오늘은 이 동굴, 내일은 저 동굴로 거처를 옮겨가며 피해보았지만 군사를 삼천 명씩이나 이끌고 찰거머리처럼 추적해오는 악신에 사로잡힌 사울 왕을 더 이상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일에 대한 희망을 품는다는 것이 사치스럽다할 정도로 비극적인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차라리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든지 아니면 나 여기 있으니 잡아가시오” 라고 사울 왕 앞에 두 손 들고 투항하는 것이 어쩌면 지혜로운 선택일 것 같다고 생각되어지는 하루살이와 같은 처량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결코 자신의 삶을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망명하여 미친 체 하면서 까지 살아 보려고 몸부림을 쳤습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숨겨 놓은 물질이 많아서 물질에 대한 미련이 있었기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사랑하는 가족에 대한 연민 때문이었을까요? 결코 아닙니다. 

만일 이와 같은 세속적인 것 때문에 생명을 구걸하듯 몸부림쳤던 다윗이었다면 애초에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왕으로 세우시고 증언하여 이르시되 “내가 이새의 아들 다윗을 만나니 내 마음에 맞는 사람이라 내 뜻을 다 이루리라 하시더니”(행13:22)라는 감탄을 하시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다윗이 생명을 포기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신의 후손에게서 인류를 구원할 예수님이 태어나셔야 한다는 거룩하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였습니다.(행13:23)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이 믿음을 귀하게 보시고 그를 축복해 주셨던 것 입니다.

본문에서 다윗은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여정이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 빠졌었다”(2절)고 회상하고 있습니다.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은 무엇을 말합니까? ‘기가 막히다’는 것은 절대절망과 절대 불가능한 상황을 말합니다. ‘웅덩이와 수렁’은 한 번 빠지면 빠져나올 수가 없고 몸부림치면 칠수록 더욱 깊이 빠져 들어 헤어 나올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다윗은 소망이라고는 한줄기의 빛도 없는 무덤과 같은 곳에서도 믿음의 거장답게 하나님을 인정하며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끈질기게 부르짖어 기도했습니다(1,2절). 

그리고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그리하면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라”(시50:15)고 하신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응답하셨습니다. 다윗을 끌어 올려주시고 다시는 수렁과 같은 위험한 곳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그의 발을 반석 위에 세우시고 걸음걸음을 인도하시어 새 노래를 부르면서 왕궁으로 들어가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3절) 

누구나 인생을 살다보면 인간의 힘으로는 헤어 나올 수없는 절대절망의 늪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며 기적을 사모해야만 할 때가 있습니다. 다윗에게 기적을 베풀어 주셨던 하나님은 오늘도 동일하게 일하시는 기적의 하나님이십니다. 기적의 시대가 지나간 것이 아니라 기적의 하나님께서 일하실만한 다윗의 믿음을 찾아보기가 힘든 시대입니다. 내 평생에 반드시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야 말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 하십시오. 그리하면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길을 지도해 주실 것입니다.(잠3:6)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