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숲은 연두색이다. 화사하고 보기는 좋으나 아직 여물지 않아 왠지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 어린 소녀 같다. 다가서기가 망설여진다.
그런데 6월의 숲은 완숙미가 흐른다. 녹색인 것 같은데 다가가 보면 푸르고 짙다. 풀도 나무도 기운차게 쭉쭉 뻗어가는 데 아직은 그대로 굳지 않아 정겹다. 무엇이든지 품을 수 있는 여인네의 치맛자락 같다.
그 6월의 숲속은 장미 익는 냄새로 진동한다. 온난화 현상 때문에 성미 급한 녀석은 5월이면 벌써 고개를 쳐들지만 장미는 역시 6월 장미가 백미이다. 숲속뿐 아니라 담벼락, 초등학교 가는 길모퉁이에도, 붉은색, 흰색, 노란색 꽃잎을 펄럭이고 있다. 때로 언덕바지에 서서 잊지 말고 어서 오라는 듯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팔랑거린다.
장미는 유혹의 꽃인가? 특히 빨간색은 더욱 그러하다. 꽃말도 노란 장미는 우정과 영원한 사랑을, 흰색 장미는 순결과 청순함을, 그리고 빨간색 장미는 열렬한 사랑을 뜻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그렇다. 빨간 장미는 유혹의 꽃으로 사랑을 고백할 때 자주 등장하고는 한다.
시인 황금찬은 “6월은 유혹의 달이다. 계절의 신부가 새단장을 하고 조용히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은 달...”이라 했다.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일은 가슴 설레는 일이다.
코로나의 위협이 곳곳에서 날카로운 혀를 내밀고 있는 가운데 맞은 금년 6월에 우리가 바라고, 기다리는 것은 무엇인가?
오랜 바램의 성취가 아니어도 괜찮겠다. 일상적인 평온함으로 돌아갈 수만 있어도 좋겠다. 학생들은 학교로, 직장인들은 직장으로, 성도들은 예배당으로, 늘 하던대로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코로나도 피할 겸 시간 내어 6월의 숲속으로 장미 향기 따라 한번 다녀오자.
숲까지 거리가 멀다면 이웃해 있는 소공원이나 정원도 좋을 듯하다.
왠지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지 않은가?
그 시간이 새벽시간이면 더 좋겠다.
새벽이슬이 맺혀있는 붉은 장미 꽃잎...,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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