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호 목사 [의정부중앙교회]
우리나라의 근 현대사에 끼친 기독교의 영향력과 땀과 눈물과 피를 흘린 믿음의 선배들의 복음의 열정을 통하여 이 나라가 세워졌던 Passion을 일반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다 보니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패션(Passion)에는 열정, 욕망 외에 고난이란 뜻도 있다.
Passion 앞에 정관사 The를 붙이면 그리스도의 수난이 된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기까지 지상에서 겪은 수난이 바로 그 고난이다. Passion이란 단어와 함께하다(together)는 뜻의 접두사 com을 붙이면 컴패션(com Passion)이 된다.
컴패션은 연민, 동정이란 뜻으로 기독교 용어로는 긍휼이다. 긍휼은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다. 하나님의 긍휼은 인간에 대한 끝없는 사랑이며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긍휼은 포기하지 않는 사랑에서 시작 되고, 힘들고 가난한 자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의 자비를 나타낸다. 그러니까 패션과 컴패션은 상호 불가분의 관계다. 열정이 고난이 되어, 역경의 길을 행하고 고난의 길을 걸어갈 때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시작된다. 열정과 고난 속에서 피어나는 것이다.
1885년 미국인 선교사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이 땅에 첫발을 내디디며 복음을 전하면서 한국의 역사도 ‘기독교 이전’과 ‘기독교 이후’로 나뉜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역사에서 근현대화와 자주화, 독립화가 기독교를 빼면 무엇 하나 제대로 이야기 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 근 현대사는 하나님에 의한 패션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130여 년 전에는 동방의 한 약소국이었고, 70여 년 전에는 분단과 전쟁의 참화로 신음하던 후진국에서 어느덧 OECD 대열에 서있다. 믿음의 선진들의 흘린 땀과 눈물과 피를 긍휼히 여긴 하나님의 Passion의 역사가 아니었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어느 덧 그 옛날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선교사를 파송한 숫자도 인구수로 계산하면 170개국에 세계 2위로 ‘한국의 언더우드 아펜젤러’ 같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한국의 교회와 기독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갈 길을 잃어버리고, 그 선한 Passion의 영향력을 잃어버리고 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잃어버리고 있고. 교회를 보는 시선은 점점 차가워지고 있다, 아울러 한국 근현대사의 핵심 키워드라 할 Passion에 대한 기본 이해가 잊혀져가는 현실이다. 요한 계시록 말씀에 의하면 더 큰 재앙, 재난이 다가올 것이라는 것을 기독교인이라면 알고 있다. 코로나19 정도로 교회와 예배가 흔들렸던 모습이 안타깝다. 재난, 재앙은 disaster로, dis(없다, 부정하다)와 라틴어의 astro(별)가 합쳐진 단어이다. 곧 재난이란, “별이 없다.”는 뜻이다.
지중해 망망대해에서 밤에 별이 사라지면 어떨까? 별을 보고 항로를 찾아야 하는 이들에게는 재앙이다. 도시에서는 별을 보기가 힘들지만, 불빛이 없는 곳을 가면 하늘에서 별이 쏟아지는 것을 볼 수 있듯이, 밝은 곳에서는 별을 볼 수 없고, 별을 보고 싶다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등불을 꺼야 한다. 그러면 별이 보일 것이다. 우리의 인생 항로의 방향을 가르쳐주고 길을 인도하는 하나님의 별이 사라져서 없는 것 같고,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재앙이다. 이제 별을 보고 싶으면 자기가 들고 있는 등불을 꺼야 한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인본주의사상을 버리고 이 땅을 향한 별이신 하나님의 Passion을 돌아봐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죽을 것 같다며 이 문제를 불평하며 누군가를 탓하기 전에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악한 길, 죄에서 떠나서 회개할 때이다. 그리고 겸손하게 무릎을 꿇고 전심으로 주께로 돌아와서 하나님께 기도할 때이다. 그리하면 하나님이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치실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앞으로 또 어떻게 전개될지 우리는 예측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님은 우리가 회개의 무릎을 꿇고 다시 복음의 Passion을 회복하여 무너진 단을 수축하고 다시 주님 앞에 남은 자로 서서 세상의 사람들에게 빛을 비춰주는 별의 역할로서의 사명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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