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훈 목사 [고온교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시대는 교회의 위기라고 이야기한다. 전도하기도 힘들고,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적고, 코로나의 영향으로 교회의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는 예배마저도 여의치 않은 현실에 직면해 있다. 특히 필자는 인구절벽에 직면해 있는 농·어촌 교회에서 목회하다 보니 이러한 어려움을 더욱 절감하고 있다. 그래도 주님이 주시는 힘으로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진행하며 생동력 있는 목회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 같은 지역의 타교단 목사님으로부터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와서 교제하게 되었다. 우리 교회가 진행한 마을 음악회에 관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묻다가 “목사님은 목회의 방향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해 왔다.
나는 “마을 목회”라고 대답했다. 마을 목회가 필자의 목회 방향이다. 나는 어느 교회나 속한 지역의 일원이 되지 않고는 전도나 구제를 아무리 해도 어렵다는 소신이 있다. 지역의 구성원으로서 신실하게 역할을 감당해 주다 보면, 어느 사이에 유대감이 생기고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필자의 목회 방향이다.
스페인에 한국 출신의 모 지휘자가 있다. 그는 성악으로 스페인에 유학하여 공부하며 수많은 인종차별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낸 뒤 왕립 합창단 단원 등으로 자리를 잡았고, 어떻게 하면 인종차별 등을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지휘하게 된 합창단에서 아름다운 한국의 동요, 가곡 심지어 대중가요까지 부르며 많은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되었고 어느 사이에 유명인사가 되어 훈장까지 수여하게 되었으며, 스페인 초등학교 교과서에 ‘아리랑’이 실리는 일까지 생겼다.
지금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공연하며, 우리나라 동요 가곡 등을 부르고 있다. 한 사람의 신념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친 것인가?
강릉 경포호 앞에 가면 ‘선교장’이라는 고택이 있다. 지방문화재로 둘러볼 문화유산이 제법 많고, 그 고택에서 수요일 오후마다 흘러나오는 고택 속의 오르간 선율이 매력적인 곳이다. 그 고택에 가면 유독 무궁화가 많다. 일제강점기 그 고택의 할아버지 되시는 분께서 일제 치하의 삼엄한 감시를 피하여 집 뒤편에 여러 그루의 무궁화를 숨겨 키워서 오늘까지 이른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 이런 분들의 강인한 민족정신이 선한 영향력으로 대한독립의 밑거름이 되었음을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소금이 되어라. 혹은 소금이 되도록 하여라’가 아닌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라고 말씀하셨다. 소금이 방부제나 맛을 내는 역할을 하는 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 소금이 방부제 역할을 하거나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녹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오늘 우리 교회들이 지역사회에 소금과 같이 녹고 스며들어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지역에 맞는 전도 방향 설정과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을 돌아보고 살피는 예수님의 마음과 시선을 가지고 지역을 두루 살피며 지역을 알아가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자체의 지원이나 어느 단체의 후원보다는 지역에 맞는 교회의 존재 목적이 여실히 발휘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의 개발 및 정착이 필요하다.
필자는 빵을 구워 마을 주민들의 필요에 따라 공급하는 제빵 전도를 하고 있다. 혹자들이 질문을 한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첫째는 “재료비가 얼마나 드나요?” 둘째는 “빵 전도해서 몇 명 전도됐어요?”이다.
첫째 질문에 대한 답은 “재료비 엄청 많이 듭니다.”이다. 그 이유는 가장 귀한 그리스도의 사랑이 담긴 사랑의 빵이기 때문이고, 둘째 질문에 대한 답은 “12년을 했지만, 아직 한 명도 전도하지 못했습니다.”이다. 그 이유는 빵은 그분들과의 접촉점일 뿐 복음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 번 빵 구워 나누고 몇 사람이 전도된다면, 교회가 아니라 빵집이나. 카페를 차려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이웃들의 마음을 따뜻하고 부드럽게 노크할 수 있을지 오늘도 선한 영향력을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gif)
(2).jpg)
.gif){kind=sma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