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석 목사 [규암성결교회]
타임 슬립(time slip) 장르의 영화와 드라마가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타임 슬립이란, 과거-현재, 그리고 미래가 타임 라인으로 서로 연결된 시간여행을 말합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가상의 장르이죠. 만일 이것이 가능하다면, 세계사에 여러 스펙터클한 사건들이 있지만, 여호수아 인생 말미에서 사사시대 초반기를 타임 슬립하여 들여다보고픈 호기심이 있습니다. 도대체 그 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사견이지만, 안타깝고도 미스터리 하다고 까지 여겨지는 게 바로 그 때의 상황입니다(참조. 수 23:1-삿 2:10). 인생 말미의 여호수아가 세겜에 모인 이스라엘에 호소했던 고별설교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어떤 신을 섬길 것인지를 오늘 선택하십시오. 오직 나와 내 가문은 야웨만을 하나님으로 섬길 것입니다.” 이런 그의 호소에 “우리도 야웨만을 하나님으로 섬기겠습니다. 오직 야웨만이 우리의 하나님이십니다.” 이것이 이스라엘의 결단이자 답변임도 잘 압니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이 또 있죠. 정작 그들의 후손들은 하나님의 부흥세대(revival generation)로 발돋음하지 못했다는 사실, 오히려 야웨를 알지 못하는 ‘다른 세대’로 전락했음도 잘 알고 있습니다.
참 당혹스럽게 미스터리한 일입니다. 800년 긴 시간이 지나고도 선지자 호세아로부터 극도로 부패한 ‘기브아의 시대’로 회자되는 사사시대입니다. 이스라엘 영적 암흑기의 문을 열었던 사사시대의 비극은 그렇게 시작되었음을 우리는 뼈아픈 교훈으로 새겨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교회 현재의 상황은 성장 지표에서 하향 지표로 꺾인 지 이미 오래입니다. 그 사이에 교회에서는 가나안 성도라는 기현상도 발생했고, 사회와 미래세대로 부터 외면 받은 지 오래입니다. 우리의 다음세대에게 신앙을 잘 계승해야 할 텐데, 그 교두보(橋頭堡)가 위태롭습니다.
그래서 우리 “규암성결교회는 가정예배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모든 세대가 같은 영적 공감대를 가질 수 있도록, 세대를 초월하여 통(通)하게 하시는 성령의 내주 역사하심을 기대하며, 교회 47%의 가정이 가정예배를 결단하여 드리고 있습니다.
교회에 부임하여 매해 주제 표어를 정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우리 가정, 우리 교회’라는 표현입니다. 가정과 교회가 함께 어우러져야 함을 강조한 것입니다. 건강한 신앙의 가정이기 위해서 교회가 건강해야 할 것이고, 또 성도의 가정이 건강한 신앙일 때에 교회도 비로소 건강할 수 있다는 지론(持論)입니다. 쪼개고 나누는데 우리가 그간 치중했다면, 이제는 통(通)으로 뭔가를 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도와 도전일 겁니다. 진리를 위한 시도와 도전에 정답은 없다 생각되기에 연령대에 맞는 교육도 분명 필요하지만, 모든 세대가 함께하는 신앙의 양육도 분명 필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가정예배를 드리기로 결단했습니다!!”
학사 에스라가 수문 앞 광장에서 새벽부터 정오까지 알아들을 만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말씀을 낭독했던 그 현장에 어린 아이들도 있었을 겁니다(참조 느 8:1-12). 더 분명하게는 예수님의 가르침 현장에 오병이어로 헌신했던 한 아이의 존재입니다.
신앙의 양육이 나이로 구분되지 않고 모든 세대가 함께하는 양육/디다케의 현장이었던 겁니다. <파이디온선교회>의 설립자 양승헌 목사도 전부터 이미 모든 세대 통합 양육론을 강조해 왔습니다. “다음세대에 믿음의 스토리를 이어주라”고 그가 강조해 왔듯이, 다음세대 믿음의 위기 속에서, 그리고 가정의 위기 속에서 이렇게 된 이상 우리, 규암성결교회는 먼저 가정예배로 돌파구를 찾고자 합니다.
청출어람(靑出於藍), 즉 선생보다 더 나은 신앙의 영적 결실을 기대하며, 우리 부모세대보다 더 탁월한 신앙으로 다음세대가 세워지는 비젼을 소망하며, 그리하여 훗날 우리 손에 길러진 우리의 다음세대가 우리 부모세대를 이끌어 줄 그런 비전을 믿음으로 그리며, 우리는 그렇게 도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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