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역사관에 의하면 역사란 처음부터 분명한 의미와 목적을 가진 것으로, 시작이 있고 종말을 향한 진보가 있다. 

기독교 역사관의 구체적인 특징은 신의 간섭, 선형성(linearity), 종말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역사란 시작도 끝도 없이 맹목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나가는 선형적 과정으로, 분명한 시작(창조)이 있었던 것처럼 분명한 종말이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 역사관이 말하는 역사의 종말은 진보주의에서 말하는 것처럼 인간의 능력으로 건설한 이상향이 도래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서 모든 악을 제거하고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시는 것이다. 

기독교는 역사를 타락한 인류를 구원하는 하나님의 구속사로 본다. 하나님께서는 천지만물을 만드시고(창 1:1),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실 뿐 아니라(히 1:3), 친히 인간 역사를 주관하고 거기에 개입하심으로 인간을 향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신다(롬 5:8). 그리고 이러한 하나님의 간섭은 정해진 한 목표를 향해 진행된다. 그러다가 하나님이 정하신 목표에 도달하면 인간의 역사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즉 창조, 타락, 구속의 역사 구조는 예수님께서 재림하시고 성도들이 영화롭게 되는 것으로 끝을 맺는 것이다.

이러한 기독교 역사관은 내용 없는 형식의 주장만 되풀이될 수 있다는 반론이 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역사에 개입하신다는 것 자체가 모호하고 주관적이며 그것을 입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가령 이스라엘과 가나안이 충돌하여 이스라엘이 대승을 거두었다면 가나안의 입장에서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하나님의 계시적인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이스라엘이 가나안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거나 아니면 대패하는 것을 통해서도 하나님은 자신을 계시하시며, 자신의 의지를 역사 속에 관철하시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독교 역사관은 다분히 우리의 믿음을 요구한다. 하나님이 역사의 주인이심을 믿고, 역사 속에서 이루어 가시는 창조, 타락, 구속이라는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할 때 우리는 인류의 모든 역사 속에 임하시는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023년 5월 18일 기준으로 지난 3년간 31,486,904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 그중에 34,652명이 죽었다. 우리나라에서만 그렇다. 신뢰할만한 통계에 의하면 같은 기간 세계 각지에서 688,647,16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 확인된 숫자만 그렇다. 그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는 통계조차 쉽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3년간 우리는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교회도 그렇고 교회 밖도 그랬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때문에 절망했고, 코로나19 때문에 교회를 떠났다. 그러나 하나님의 통치 밖에 있는 역사는 없다. 

코로나19로 고통당하던 지난 3년은 하나님이 우리의 구속을 완성하시는 과정이었다. 그것이 역사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이고,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며, 지금도 우리의 구원을 완성해가시고, 마침내 우리를 영화롭게 하실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선포다. 하나님의 역사는 언제나 선하고 옳다. 그분이 우리의 왕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