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배 목사 [꿈을이루는교회]
최근 필자가 사는 지역인 신림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으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또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등산로에서 초등학교 교사가 성폭행당하고,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다.
분당 서현역에서는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고 흉기 난동으로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강남 압구정에서는 롤스로이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여 행인을 치어 뇌사 상태에 빠졌다. 위 사건들의 공통점은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특별한 인과관계가 없는 ‘묻지마 범죄’라는 점이다. ‘묻지마 범죄’는 범죄의 동기가 뚜렷하지 않고 불특정 소수나 다수를 향해 폭력 및 폭행을 가하는 행위를 말한다.
경찰에서는 ‘묻지마 범죄’는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뜻과 함께 원인을 따질 수 없다는 용어로 오해될 수 있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오늘날 전 세계가 ‘묻지마 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전역에 ‘묻지마 범죄’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는 종교적인 혐오나 정치적 사상에 매몰된 테러 분자들에 의한 소행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사회를 혐오하는 혐오형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비밀 경호국 국가위협센터에서 2016~2020년 3명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한 무차별 범죄 173건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이 정치적 신념보다 개인적 불만이나 피해의식에 따른 보복과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2010년 이후 일본에서 매년 평균 3~4건씩 발생하던 ‘묻지마 범죄’의 건수가 지난 최근 15건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묻지마 살인범을 ‘길거리 악마’라는 뜻인 ‘도리마(通り魔)’라고 한다. 일본 법무성이 일명 ‘도리마’, 무차별 살상범죄자 52명의 범행 동기 등을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공통적 특징은 생활에 대한 희망이나 의욕을 잃고, 생각이 극단적 방향으로 편중되고 좁은 생각에 사로잡히는 것이라고 했다.
법무성에 따르면 52건의 묻지마 사건의 범행 동기가 자신의 처지와 현상에 대한 불만이라는 응답이 절반이나 되었으며, 부족한 교우 관계, 무직·무수입 등 생활의 어려움 등의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미국과 일본 등과 별로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생명에 대한 낮은 감수성으로 태어난 생명을 키우기 어렵다는 이유로 영아들을 버리거나 죽이는 일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발표한 교도소 수감자 중에 ‘묻지마’ 범죄자 60명 중 무직이 67%였고, 배우자가 없는 사람은 65%였다고 한다. 한국범죄학 학회지에 실린 ‘묻지 마’ 범죄자 44%가 중학교 이하의 저학력자였다고 한다. 낮은 자존감과 지나친 피해의식도 ‘묻지마’ 범죄의 요인이 되고 있다.
‘묻지마’ 범죄자가 범행 전에 그 계획을 일기, 유서, SNS나 블로그, 영상, 이메일 등에 유출하는 것은 관심을 받기 위한 의도이거나 자기를 과시하거나 불안한 심리 상태를 드러내는 것으로 말려주길 바라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자기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기에 하나님의 형상을 닮고 있는 인간의 생명은 그 무엇보다 귀중한 것이다. 또한 예수님께서도 천하를 얻고도 자기 생명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겠느냐고 하시면서 한 생명이 온 천하보다 귀하다고 했다.
시편 기자는 주께서 자기 내장을 지으셨고, 모태에서 주께서 자기를 경이롭게, 멋지게 지으셨기에 정말 놀랍다고 찬양했다(참조 우리말성경, 시 139:13-14). 생명의 소중한 가치를 가르치는 것이 교회의 본분이요,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구원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다. 말콤 머거릿지의 말과 같이 교회는 말씀을 바르게 가르치지 않고, 말씀대로 바르게 살기를 원하는 큰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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