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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살아 있다. 그 역사는 언제든지 미래를 위한 교훈을 준다. 이는 기독교의 역사에서도 다르지 않다. 한국기독교 특히 선교 역사는 한국교회는 물론 한국 근대사를 형성한 물줄기라 해도 과장은 아니다.

이렇게 소중한 역할을 감당한 역사의 기록들을 제대로 보존하지 못한 아쉬움이 한국 기독교 안에 숙제로 남아 있다. 우리 교단의 사료도 신앙 선조들의 삶과 신앙이 담겨있는 귀중한 자산이다.

또한 우리 교단을 시작한 독특성에 담긴 사료들은 한국의 민족사이며, 세계 기독교는 물론 세계사에도 귀중한 유산 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소중한 유산들을 찾아내고 이를 체계적으로 보존과 보호하여 현 세대는 물론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일은 신앙의 맥을 연결하는 귀중한 일이다.

특히 모든 사료는 교회사의 근간으로 교회 발달의 대부분을 차지하여 교단의 변천을 보여주는 핵심 자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단의 원문자료 기록물 소장에 대한 인식은 미미하다. 제대로 보관되지도 못하고 있다. 교단의 역사를 전래할 인물들도 차례로 세상을 떠나고 있다. 따라서 교단의 사료들을 서둘러 목록화하고 디지털화하지 않으면 역사적 자산들은 소실되었거나 훼손되고 말 것이다.

기독교 어느 신문은 역사 기획 특집에서 “먼지 쌓인 역사 어떻게 하나”란 제목으로 한국 기독교의 역사 사료를 부실하게 방치하고 있는 현실을 다음과 같이 고발하였다. “…사료들의 가치나 효용성 여부는 차치하고, 일단 무슨 물건이 몇 점이나 있는지조차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사료실 관리는 전혀 없다. 보관하기도 내버리기도 모호한 잡동사니들을 한데 모아둔 창고라 부르는 게 사료실이란 이름보다 더 어울릴 듯싶다.”

실제로 우리 교단과 같이 기독교의 각 교단의 사료 관리는 미흡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신문은 계속하여 어느 대형 교단의 경우 ‘사료실’이라는 이름표가 붙은 방 하나가 전부이고, 몇 평 안 되는 작은 공간에 각종 서류와 책자, 액자, 현판, 앨범, 사무 기구 등 온갖 물건들이 뒤엉켜 쌓인 채, 오랜 기간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다고 고발하였다. 이러한 상태에서 사료의 발굴과 유지 보존을 모두 조사한 바 없어 단정할 수는 없으나 이 신문의 지적보다 더 열악할 그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달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은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 1층에 예장 통합의 총회 사료관을 두고 담당 직원도 상주해 관리하고 있다.

교단 소속 인사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고 심지어 자료들의 대출까지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교단 중에서 사료를 가장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기관은 기독교대한감리회다. 기감은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의 감리교 연수원 입구에 온도와 습도 조절이 가능한 150명의 전용 건물로 역사 정보 자료실을 두고 있다. 여기에는 감리회 총회를 비롯한 모든 산하 기관, 연회, 교회 단위에서 발행되는 문서들은 의무적으로 역사 정보 자료실로 2부씩 보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료 제출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상당한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에 필수 자료 수집은 거의 100%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달리 그 외 교단은 이 정도의 초보 단계도 진행되고 있는 모습은 발견되지도 않고 있다. 더군다나 특정 분야 사료로 한정하여 보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지금 우리 교단의 사료들을 어디에 있는가? 교단이 소유한 건물들은 여기저기에 있는데 교단 사료들을 보관한 공간은 없다. 이렇게 교단의 역사적 자산들을 방치해도 되는가? 아니다. 우리의 후대들에게 신앙 자산을 전승하기 위하여 더 훼손되지 않도록 사료의 목록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구성모 목사 [성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