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철 목사 [청지기교회]
지난 3월 20일 저녁 10시 KBS의 ‘생로병사의 비밀’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지금 나는 괜찮은가요? 뇌가 보내는 죽음의 유혹] 편을 방송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하루 35명 이상이 자살로 사망하고, 2023년 기준 교통사고 사망자(2,735명)보다 무려 5배나 많은 사람들이 자살(12,906명)로 목숨을 잃고 있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 사망자(32,156명)보다 그 기간에 자살로 목숨을 끊은 이들(39,267명)이 더 많은 지경이다. 수년을 OECD 자살률 1위의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한민국 보건복지부에서는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2023~2027년)을 발표하고 2027년까지 자살률 30% 줄인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는 생명존중안심마을 조성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자율적인 자살예방사업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착안하여 필자가 몸담고 있는 인천 검단지역의 검단기독교연합회에서는 이번 3월 31일 부활절을 맞이하여 자살예방캠페인 ‘다시 삶 축제’를 기획했다.
검단 지역의 교회들이 교파를 넘어 함께 연합하고 있는 중에 예배목회위원장인 필자를 비롯하여 부회장 유상민 목사(한우리교회), 총무 유승범 목사(검단참좋은교회) 등의 예성 교회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부활절 연합 행사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작년에는 코로나 이후 부활절연합예배의 복원에 우선적인 신경을 썼다면, 올해는 믿는 자들인 우리끼리의 행사를 넘어서 부활의 생명 복음이 지역 사회 전체에 편만하게 전파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부활절 당일 오후 2시~3시까지는 부활절 행진을 캠페인 활동(줍깅, 피켓팅)과 더불어 진행하고, 3시~4시 30분까지는 검단의 중심이 되는 지하철역 근처, 야외 공연장에 집결하여 문화 공연을 진행하며, 동시에 몇몇 야외 부스를 설치하여 체험활동을 진행하도록 하였다.
특별히 의미가 있는 것은 부활을 우리말로 푼 ‘다시 삶’의 의미를 ‘자살예방’과 접목하였고, 이에 공감하는 여러 관련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해 주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라이프호프 기독교 자살예방센터’, ‘인천서구정신건강복지센터’, ‘굿네이버스’등이 부스를 맡아서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여 마을이 함께 하는 축제의 장이 되게 하였다.
또한 4월 6일 토요일에는 코로나 때에 부활의 의미를 지역사회에 심고자 시작된 헌혈행사가 ‘제8회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피로회복!’이라는 제목으로 서구 보건소와 협업하여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이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은 삶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찾고 있고, 정말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에는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오늘날 복음이 힘을 잃고 있는 것은 사실은 복음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우리의 문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선배들의 목숨 건 복음 전파의 바통을 이어 받은 우리는 복음의 순수성을 잘 보존하면서 동시에 이를 믿지 않는 이웃들이 잘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제시해야할 사명을 가지고 있다.
이는 지난 2023년 11월에 있었던 35회 목회자평생교육과정의 주제였던 ‘뉴트로 MISSIO’의 정신, 즉 복고를 새롭게 하며, 현시대에 맞는 새로운 경향의 선교와 전도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과 일치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모쪼록 ‘다시 삶’, 즉 부활의 생명력이 우리가 섬기는 교회를 넘어서 지역사회에 충만하게 넘쳐흐르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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