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두 목사 [서광교회]
싯딤나무가 있다. 성막 기물을 만드는 데 사용된 싯딤나무의 히브리명은 ‘쉬타’, 영어명은 ‘아카시아’다. 우리나라에 있는 아카시아와는 다르다. 이 아카시아나무는 미국 동부지역이 원산지인 아까시나무다.
이 나무는 삭막한 사막에서 자라는 가시나무다. 물이 부족한 광야에 있다 보니 살아남기 위하여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하여 성장을 억제하고 외형을 아름답게 하는 몸통을 둘러싼 잎사귀를 줄이면서 비틀어지고 가시가 있는 쓸모없고 보잘것없는 나무로 보이며 껍질은 거칠고 옹이는 단단해서 목수라면 그 나무를 사용하지 않을 만큼 버림받은 나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나무를 하나님께서 지목하셔서 목수의 손에 들려지게 하셔서 깎이고 다듬어져 가장 거룩한 성막과 번제단 향단 법궤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 나무는 비록 보잘것없고 볼품없어도 모래바람, 물이 없는 메마름과 더위와 추위 속에서도 굳건하게 견디며 이겨나온 나무다. 이런 싯딤나무를 주께서 조각조각 내셔서 기구를 만드시고 금으로 입혀 놓으신 것이다. 이 과정을 상기해 보자.
쓸모가 없어 외면당하고 버림받은 나무가 장인의 손에서 변해 가는 모습이 죄로 말미암아 소망이 없던 우리를 위하여 하나님께서 예수님 십자가의 피로 죄 용서함을 베푸셨고 거룩한 삶을 살아가게 하시는 은혜가 아닌가?
오늘 나는 어떠한가? 구속의 은혜를 받아 하나님의 은혜로 감격 속에 새로운 삶을 살아오던 내가 지금은 주님 앞에 서면 어떤 모습일까? 어느 순간 주님은 보이시지 않고 성결은 사라지고 변질된 옛 모습으로 가고 있지 아니한가? 새벽에 교회 갈 때마다 늘 감사하다. 권사님 두 분이 예배 전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하나님을 사랑하여 감사 찬양드리는 두 분의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을 돌이켜 볼 때가 많다.
나는 자랑 할 것도 드러낼 것도 없는 싯딤나무다.
바울은 이 사실을 알기에 고전 9:24-27절에 “운동장에서 달음질하는 자들이 다 달릴지라도 오직 상을 받는 사람은 한 사람인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너희도 상을 받도록 이와같이 달음질하라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하나니 그들은 썩을 승리자의 관을 얻고자 하되 우리는 썩지 아니할 것을 얻고자 하노라 그러므로 나는 달음질하기를 향방 없는 것 같이 아니하고 싸우기를 허공을 치는 것 같이 아니하며 내가 내 몸을 쳐 복종하게 함은 내가 남에게 전파한 후에 자신이 도리어 버림을 당할까 두려워함이로다”라고 고백하고 있듯이 오늘 우리는 사명 받은 사람으로 항상 자신을 돌아보며 중생했을 때의 초심을 회복해서 다시 성막에 거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사도행전 15장 10절 말씀을 보게 된다.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 싯딤나무가 존귀해서가 아니라 주의 은혜가 존귀한 것이다.
언약궤 안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들어 있다. 왜 하나님은 백향목이 아니라 모진 풍파를 견디며 자라온 싯딤나무로 만들었을까? 세상에서 복음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똑똑하고 잘난 사람을 세우신 것이 아니라 부족한 나 같은 사람을 세우셨듯이 싯딤나무는 광야에서 목재로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나무였을 것이다.
싯딤나무가 성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약한 것을 강하게 만드시는 하나님의 성품을 배울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의 손에 의해 세워진 몸이니 감사하며 겸손으로 주께서 원하시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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