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목사 [성결대학교 교수]
행복의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관계적인 측면에서 볼 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관계가 원만하면 행복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며, 둘째는 사람과의 관계의 회복이고, 셋째는 자신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 중에서 필자는 사람과 좋은 관계를 갖기 위해서 어떤 지혜가 필요한지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첫째, 좋은 관계의 출발점은 섬기는 마음입니다. 섬기는 마음이란 상대방과 좋은 관계를 갖기 위해서 내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겸손하게 다가가는 마음입니다. 섬기는 마음으로 상대에게 관심을 갖고 호의를 베풀게 되면 그 사람과 좋은 관계가 맺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면에 섬김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큰 사람은 상대방보다는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 때문에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섬기는 마음은 상대방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로 다가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죄인들을 섬기기 위해 오셨던 예수님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예수께서 마태복음 20장 28절에 “내가 이 땅에 온 것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게 아니라 도리어 섬기러 왔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건강한 자나 병든 자, 부자나 가난한 자, 지위고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심지어 죄를 지은 사람에게도 섬기는 마음으로 다가갔습니다. 이와 같이 섬기는 마음은 좋은 관계의 출발점이 됩니다.
둘째 온유함이 친밀한 관계에 이르게 합니다. 사람들은 강하고 경직된 사람보다는 온유한 사람에게 더욱 친밀감을 느끼게 됩니다. 생존경쟁의 세계에서 강한 자가 살아남을 것 같지만 사실은 온유한 자가 더 오래 살아남습니다.
누군가 실수를 했을 때 강하게 비난을 하기보다는, 그 사람의 실수에 대해서 온유한 마음으로 이해하면서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을 때 상대방은 큰 위로와 힘을 얻게 됩니다. 대개 사람들은 온유한 마음으로 대하는 사람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더 친밀한 관계를 맺으려고 합니다.
율법적으로 강한 사람은 간음한 여인을 향해서 돌로 쳐 죽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온유한 예수님께서는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고 하면서 간음한 여인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마태복음 5장 5절에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이라”고 했듯이, 온유한 자는 땅과 함께 사람도 얻게 될 것입니다.
셋째, 관계를 잇는 다리는 용서입니다. 좋은 관계도 이런저런 이유로 끊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때 단절된 관계를 다시 회복시키는 것은 바로 용서하는 마음입니다. 믿음이 좋다는 사람들도 종종 이 용서의 문제에서 걸리게 됩니다. 세상 사람들은 술 한잔 마시면 풀어지는데, 하나님으로부터 용서의 은혜를 받았으면서도 타인에게는 용서를 못하는 크리스천들이 있습니다.
구약에 나오는 요셉은 용서의 대표적인 모델입니다. 요셉이 형들에게 당했던 수모를 생각하면 형들을 용서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요셉의 형들은 꿈 이야기를 하는 요셉을 미워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웅덩이에 던져 넣고 죽이려고 했습니다. 결국 형들은 요셉을 애굽의 노예로 팔아 넘겼습니다. 부모 형제를 떠나 강제적으로 낯선 나라로 팔려 가는 요셉은 배신감, 불안감, 복수심을 느꼈을 것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요셉이 애굽에서 보디발 아내의 누명을 뒤집어쓰고 감옥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야말로 요셉의 꿈은 물거품이 되는 듯했고, 인생의 밑바닥까지 내려가서 좌절감을 느꼈을 겁니다. 그러나 요셉은 하나님의 은혜로 애굽의 재상이 되었고, 후일 요셉의 형들은 애굽의 재상이 된 동생 앞에 서게 됩니다. 이때 요셉은 형들에게 복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그러나 요셉은 형들을 향해서 “형들이여 두려워마소서, 당신들이 나를 이곳에 보낸 것이 아니라, 이때를 위해서 하나님이 나를 이곳에 보낸 것이라(창 50:19-20)”고 안심시키면서 그들을 용서합니다. 이처럼 요셉의 용서로 인하여 형제들과의 관계가 회복되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관계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러한 관계의 지혜는 섬기는 마음, 온유한 마음, 용서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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