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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성 목사 [초대교회]

며칠 전 중고등부 시절 신앙생활을 함께 했던 친구들과 송년 모임을 위해 한정식집에 갔었다. 모두 남녀 친구 8명이 모였다. 그런데 널따란 식탁에 앉으며 한 친구가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오늘 정치 이야기는 하지 말자” 50여 년을 남녀 구별하지 않고 가까이 해 온 친구들임에도 혹시 정치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음이 상하는 사람이 생길까 봐 농담처럼 던진 이야기였지만 모두가 공감하며 웃었다. 요즘은 정치색이 다르면 부부도 함께 살기 힘들다고 한다.

보수당이 집권하든 진보당이 집권하든 개인의 실질적인 삶은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데 말이다. 대부분의 정치인은 그 나물에 그 밥이다. 공공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영달과 이익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이 대부분이다. 정치인은 사실 이념 장사꾼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국민들은 정신이 없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그리고 이어진 대통령 탄핵. 대통형의 대행인 국무총리까지 탄핵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치인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생각지 않을 수 없었다. 정치는 국민을 편안하게 만들고 정치인은 국민을 통합하는데 앞장서야 할 사명을 갖고 있다. 그런데 국민들을 갈기갈기 쪼개고 있다. 친구, 목회자 심지어 부부와 부모 자녀간도 정치가 서로 눈치를 보게 만든 것이 제법 오래되었다.

대통령이 국정이 풀리지 않고 사사건건 방해와 반대를 하는 거대 야당에 의하여 국정 상황이 막히는 것이 답답했을 것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이에 흥분하여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문제가 있었다. 여당은 맥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정치 경험이 부족한 대통령은 과하지욕을 하지 못하고 국민들을 놀라게 했다.

그렇다면 야당은 오늘의 이런 후진적 정치 상황에 대하여 책임이 없는 것인가. 아니다. 매우 크다. 비상계엄 선포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 당연히 야당이다. 국민들이 거대 야당을 만들어 주었으면 그에 걸맞는 정치 활동을 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 야당은 국가와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콘크리트 지지층만 믿고 온갖 국가 시스템을 마비 시키는데 전념했다. 그 행태는 지금도 변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야당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들을까 봐 두렵기까지 한 수많은 범죄 혐의를 받는 자기 당 대표를 감싸기 위해 국회와 정치판을 이용해 왔다. 겉으로는 법을 따른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는 힘과 ‘떼법’으로 방탄을 삼는 거악의 모습을 보여 왔다. 이것이 오늘날 한국 정치의 감출 수 없는 낙후된 ‘민낯’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놓고 헌법 유린을 해도 막아서는 언론도, 정치인도, 법조인도 없으니 과연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누가 지켜나갈지 심히 우려가 된다. 나라가 혼란과 격랑 속에 있을 때 미혹과 선전선동과 여론몰이와 마녀사냥이 극대화된다. 다수당이라 해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으니 이는 나라를 북한 중국에게 바치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이 든다. 만에 하나 그리된다 해도 나라를 전복시킨 그들이 권력을 잡을까? 어불성설이다. 이성을 잃고 날뛰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미래가 어찌될지 훤히 보인다.

지금은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헌법적 가치를 지키는 법치주의 국가가 되도록 우리 모두 깨어 있어야 한다. 그를 위해 한국교회가 깨어나야 한다. 목회자가 깨어나 나라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정치 이야기는 하면 안 된다며 나라가 풍전등화 상태임에도 몇몇 교회 이외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분노와 좌절과 염려와 공포와 야욕과 거짓과 속임수와 혼란이 가득한 지금의 시기를 그렇게 적극적으로 기도하며 이겨내야 한다. 지금 이 나라에 간절히 필요한 것은 그리스도인의 정치적 발언이나 활동에 우선해 그리스도인의 단합된 기도다.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많다고 성경은 약속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기도하는 사람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시고 결국 선이 악을 이기게 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