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부수 목사 [고천교회 협동목사]
‘잠복신앙자’란 일본의 에도 막부시대(1603~1868년)에 기독교 금지령으로 인해 신분을 숨기고 신앙을 지켜온 성도들을 의미합니다.
이를 일본어로 ‘카쿠레 기리시탄’(れキリシタン) 영어로 히든 크리스천(Hidden Christian)이라 합니다. 무려 200년 넘도록 지속된 잠복 신앙은 1873년(고종 10년) 기독교 금교령이 해제된 후에도 계속되었습니다.
일본기독교는 1549년(효종 9년) 스페인 예수회 선교사인 하비에르가 가고시마에 도착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신자가 급격히 늘어나자 막부세력들은 1614년(광해군 6년) 기독교 금지령을 내려 엄청난 박해를 가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 신앙을 포기했지만 일부는 비밀리에 예배를 드리는 등 신앙생활을 계속했습니다.
당시 성도들 사이에는 순교한 지도자 바스챤이 예언한 “7대가 지나면 파파(교황)가 보낸 사제가 오므로 마음껏 신앙생활을 할 수 있고 어디서라도 큰소리로 키리시탄의 노래(찬송)를 부를 수 있다.”는 구전이 있었습니다. 이 구전대로 1858년(철종 9년) 개항조약 이후 신앙의 자유가 회복되었습니다. 그리고 ‘파리외국선교회’에서 파송한 프티장 신부가 나가사키에 오우라교회를 설립하였습니다. 그때까지 숨어서 신앙생활을 한 카쿠레 키리시탄들이 교회에 출석하면서 그들의 존재가 드러났습니다.
일본의 초기성도들은 박해를 많이 당했습니다. 특히 나가사키와 후쿠오카의 성도들이 고문과 처형을 많이 당했습니다. 1657년(효종 8년) 오무라 지역의 신자 411명이 5군데 형장에서 동시에 참수되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필자는 일본의 순교지를 순례하면서 가슴이 저리도록 마음이 아팠습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이들의 역사를 인정하고, 그들의 신앙을 존중하여 나가사키에 카쿠레 키리시탄의 유적지와 박물관을 세우고 매년 그들을 기념하는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역사와 문화적으로 신토(神道)와 불교의 영향력이 매우 강해, 현재 일본의 기독교신자는 전체인구의 1.6%(150만 명)에 불과하지만 카쿠레 키리시탄 등 일본신자들은 사제 없이 200년이 넘도록 신앙을 지켜온 저력(Potential)이 있습니다. 아벨의 피의 절규를 들으신 것처럼(창 4:9-10) 일본의 순교자들의 피의 호소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일본이 반드시 복음화되도록 축복하실 것입니다.
한편 우리나라는 기독교(구교)가 조선 중엽에 전래되었으며, 이후 신도가 늘어나자 외부지원 없이 자치교회를 세웠습니다. 당시 조정(朝廷)은 교회를 심하게 탄압하여 정조 15년(1791년)에 신해박해가 일어나 많은 신자들이 순교를 당했습니다.
신교는 1885년(고종 22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제물포항에 도착하여 복음을 전파하므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1945년 해방 후에 남한과 북한 모두 신앙의 자유를 누리게 되었지만 북한의 김일성은 공산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6.25 전쟁을 일으키고 지금까지 기독교를 박해하고 있습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북한에서는 신앙생활하다 발각되면 노동교화형 또는 공개처형 됩니다.
하지만 지금도 북한의 성도들은 카쿠레 키리시탄 들처럼 감시를 피해 가정이나 비밀장소에서 예배를 드리며 잠복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통일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에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통일 후에 북한 성도들이 우리가 공산정권에서 온갖 박해를 당할 때 우리를 위해서 무엇을 했냐고 물을 것입니다.
북한 사역자들이 파악한 북한 성도들이 바라는 것은 첫째가 기도이고 둘째는 북한주민들의 인권문제 해결과 마지막으로 통일 후 북한교회 재건을 준비해 주길 바라는 것입니다.
최근 오픈도어선교회가 발표한 2024 세계기독교 박해지수에 따르면, 약 3억6,500만 명의 성도들이 박해를 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중동(무슬림국가)과 인도(힌두교국가) 그리고 북한 등 공산권 국가에서 박해가 심합니다.
우리는 이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기독교 단체들이 연대하여 UN에 호소하는 등 이슈(Issue)화 시키고 구체적으로 도와야 합니다. 이것이 한국 등에서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는 성도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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