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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호 목사 [평강교회]

지난 제103회 정기총회에서 통과된 헌장개정안 중에는 우리 교단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사항들이 많습니다. 반면에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통과되지 못한 사항들이 5가지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 표가 가장 적게 나온 것이 바로 가장 필요한 사항이었습니다. ‘세례교인 의무금’ 신설이 바로 그것입니다. 찬성 171표에 반대 351표였습니다.

세례교인들이 총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1년에 커피 한잔 만 덜 마시고 5000원 씩 후원금을 내자는 것으로, 완납한 지방회는 총회 대의원비를 면제시켜주자는 제안이었지만 여지없이 부결되었습니다. 대의원들이 돈 내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는 반증인 셈입니다.

총회 주관의 행사들이 있을 때마다 그리고 특정 기념주일이 있을 때마다 총회로부터 후원금을 요청하는 공문을 받게 되거나 전화를 받게 됩니다. 특히 규모가 일정 이상되는 교회들은 행사 때마다 재정후원을 부탁받게 됩니다. 지교회들이 내는 총회유지비만 가지고는 총회를 유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전년도 총회본부의 1년 수입 총액이 10억 6967만 원인데, 그 중 총회유지비 수입은 6억 128만 원에 불과했습니다.(제103회 정기총회 회의록, P.386.) 물론 전국교회가 총회유지비를 상향조정하여 완납한다면 총회의 재정적자를 보충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인수위원회 총회본부 팀을 맡아 조사한 경험에 의하면 현실은 유지비를 전혀 내지 않고 있는 교회도 상당수였고, 완납하지 못하고 있는 교회도 많고, 교세에 비해 현저히 적게 내는 교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더구나 유지비는 매월 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교회가 갖는 부담금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세례교인 의무금’ 신설안의 부결은 헌장출판 준비 과정에서도 마음의 큰 부담이 되었고, ‘총회사랑 세례교인 후원금’이라는 자발적인 후원운동에 대한 생각이 떠올라서 헌장출판위원들을 비롯한 몇몇 목사님들과도 의견교환과 권면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마침 지난 2월 중순에 필자가 속한 서울중부지방회 제37회 정기지방회 진행 중에 총회부서기 김성은 목사님이 나오셔서 총회에 관한 여러 가지 보고를 하시던 중 총회재정난의 심각성을 보고하셨는 바, 그것을 듣는 중에 필자의 마음에 감동이 와서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총회사랑 세례교인 후원금’에 대한 발의를 하게 되었고, 다행히 찬동하는 목사님들이 계셨고 반대하는 분들이 없어서 ‘차기 정기총회 직전 5월에 있을 총회주일에 세례교인 1인당 5000원 씩(커피 한 잔 값)을 모아서 총회에 보내자는 ‘총회사랑 세례교인 후원금’건이 가결되었던 것입니다. 매우 감사한 일입니다.

돈 내는 것을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그러나 재정이 부족한 총회가 어떻게 유지되며 새로운 시도를 할 수가 있겠습니까? 총회가 활성화되지 않은 한 총회 산하에 있는 지방회와 개교회의 성장 역시 일정한 한계에 갇힐 수밖에 없습니다. 총회가 울타리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이후 성장이 정체되거나 쇠퇴하고 있는 교회 현실에서 총회유지비를 인상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그렇다고 총회 재정 형편을 무한정 방치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은퇴를 1년여 앞두고 있어서 별 상관없는 일일 수도 있고, 혹자는 생각하기를 “너네 교회나 부흥시켜라”고 비웃을 수도 있지만, 제 마음 한구석에 다음 세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었나 봅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이 ‘총회사랑 세례교인 후원금 운동’에 동참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이미 정기지방회가 지나갔어도 매월 열리는 교역자월례회나 임원회에서 결의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아니면 개교회적으로 성도들에게 광고해서 동참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작은 교회들은 개교회적으로 후원금을 모아도 액수가 많지 않으므로 지방회에서 모아서 보내는 것이 더 은혜롭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