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우리교단은 총회적으로 처리해야 할 중요한 문제들을 앞에 놓고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고 있으며 이것을 지켜보고 있는 전국의 교직자들은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다양한 의견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런 틈을 타서 출처가 분명하지 않고 작성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문서들이 떠돌고 있으며 신분을 숨긴 채 인터넷을 통하여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무책임한 글들을 올려놓은 것을 보면서 염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민주사회에서 언론 즉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지만 무절제하거나 무책임한 말과 글은 상대방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줄 뿐 아니라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기관이나 단체이든지 거기에는 외부에서 침해할 수 없는 고유한 영역과 위임받은 정당한 권한이 있는 것이다. 그 직책이 높고 낮음을 떠나서 그 고유한 위치와 권한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것이 잘 지켜지고 유지되어 나갈 때 우리는 그것을 질서라고 말한다.
그런데 최근에 교단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서 이런 질서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총회는 교단 산하의 기관을 관리하기 위하여 임원회에서 신중하게 이사를 선임하여 총회 폐회 시에는 최고의 의결 기관인 실행위원회의 검증을 거친 후 인준을 결의하여 각 기관으로 파송하는 것이다. 총회는 선임과 인준이라는 과정을 거쳐 파송한 이사들에게 해당 기관을 관리하는 행위에 대하여 제반 권한을 위임해 준 것이다.
그러므로 각 기관 이사들의 배후에는 총회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작금에 돌아가는 일들을 보면서 총회의 위치가 상실되고 질서가 무너져 내리는 가슴 아픈 현상을 접하고 있다. 우리는 권위주의는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 그러나 성 총회의 권위와 질서는 세워져야 한다. 모두가 총회를 신뢰하고 각기 자기의 위치로 돌아가서 서로 상대를 존중하면서 자신이 맡은 소임에 충실하기만 하면 의외로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해결 될 것으로 본다.
예성은 어려운 고비마다 현명하게 대처하고 슬기롭게 극복한 저력을 가진 교단이다. 멀지 않아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서로 반목하게 하는 문제들이 법과 절차와 질서를 따라서 합리적으로 잘 처리될 것으로 기대한다. 총회 임원회와 실행위원회 에서는 정치적인 이해득실(利害得失)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교단의 권위와 질서를 세우고 안정과 화평을 이루기 위해 고민하는 가운데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해 내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