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 원로목사 (정화교회)

야고보 선생님은 '하나님은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시다'고 하셨는데 성결하신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들은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낼 뿐 아니라 거룩하시고 전능하신 능력을 나타내고 있다(약 1:17).

창조 방법에서 하나님의 거룩이 나타난다. 하나님의 속성대로 창조하신 창조는 세 부분에서 논할 수 있다.

첫째는 無에서 有로의 창조로써 히브리어 ‘바라’의 창조이다.
창세기 1장 1절의 창조는 ‘말씀의 창조’이며 ‘없는데서 있게 한 창조’로써 ‘말씀선포’의 창조이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창조는 완벽한 계획과 말씀의 선포로 하나님의 뜻에 한 치의 오류나 부족 없이 창조되어졌으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있다. 창조 때 매일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라고 하였으며 시 19편 1절에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 내는도다’고 찬양하고 있다.

둘째는 ‘야차르’의 창조로 ‘지으시고’(1: 3), ‘나게 하심’(2:7,8) 등으로 표현된 창조와, ‘아사’의 창조로서 ‘만드사’ ‘만드심’(1:16,25,26, 2:3,4,22) 등의 말로 표현되었다.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각종 들짐승과 공중의 각종 새를 지으시고’(2:19), 혹은 ‘아담에게서 취하신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22)인데 현재 있는 어떤 재료를 이용하여 다른 물체를 창조하는 창조이다. 이 창조도 전능하신 하나님의 창조이며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다.

세 번째는 성별케 하시고 질서 있게 하시는 구별의 창조이다.
2절에 이미 ‘땅’이 존재하고 있으며 땅과 함께 존재하고 있는 우주는 ‘혼돈’과 ‘공허’와 ‘흑암’의 상태로 있다고 하였다. ‘혼돈’의 히브리어 ‘토우’는 ‘혼잡한 것’ ‘무질서’ 혹은 ‘혼란’을 뜻하는 말인데 죄악과 범죄로서 거룩이 없는 상태를 표현한다. 무질서를 하나님께서는 질서가 있는 상태로, 죄악과 범죄로 어둡고 혼란한 상태와 같이 표현된 이 상태를 거룩한 상태로 바로 잡는 창조를 하셨다. ‘공허’의 히브리 말 ‘보우’는 ‘텅빈 상태’를 뜻하는 말로 예수님께서 ‘쭉정이’ 혹은 ‘껍데기’와 같은 신앙을 표현할 때 쓴 말의 내용과 같은 말이다(마 3:12). 껍데기 우주를 알이 꽉 찬 우주로 창조하신 것이다.

어떤 학자들은 1절에서 1단계 창조를 하신 얼마 후 2단계 창조로 2절 이하를 창조를 하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공허와 혼란과 어둠을 모두 하나님의 창조가 되고 만다.

앨언 로스(Allen P. Ross, 트리니티, 달라스, 비손 신학대학원 교수) 박사는 이 두 낱말이 표현된 창조는 ‘반역에 대한 심판이며 어떤 형태로든 사탄이 연루되어 있고, 충만한 생명 대신에 포악한 마귀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고 하였다.

우리 교단은 창세기 1장 1절의 창조와 2절의 창조를 다른 시기로 본다. 김응조 목사님은 1절의 창조는 천사를 위해 창조된 세계였는데 천사가 타락하여 2절 이하의 세상이 되었다고 하였다(구약성서 강해 1권 P 15 참조). 성기호 목사도 “1절의 창조 때에 천사가 지음을 받았고 천사의 타락으로 원천지가 혼돈되었을 가능성을 성경은 암시하고 있다”고 하였다(이야기 신학, P 103). 장로교회의 주석학자 박윤선 목사는 ‘스코필드(Scofield)는 본래 좋게 창조되었던 땅이 천사의 타락으로 말미암아 황폐되었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견해는 성경 다른 부분에서 볼 수 없는 그릇된 것이다.……스코필드가 그의 이론 근거로 잡는 성구는 사 14:12-15, 24:1, 겔 28:12-15 등인데 그의 이론을 지지하여 주지 않는다. 이 구절들은 극히 비유적이요 시적인 표현들을 가지고 , 바벨론 왕, 또는 두로 왕의 교만과 그 타락 상태를 보여 주는 것뿐이다’ 고 하였다(박윤선 창세기 주석 P 74).

우리 교단의 김응조 목사나 성기호 목사는 모두 스코필드 해석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2절 이하의 창조는 1절 창조보다 시간적으로 많은 시차가 있은 후의 창조라고 믿고 있다.

어쨌거나 세 번째 하나님의 성별케 하시는 구별의 창조는 땅의 혼돈과 공허와 흑암을 정리하고 거룩하고 하나님 보시기에 좋으시게 회복케 하는 창조이며, 빛과 어둠의 구별이며, 하늘의 물과 땅의 물, 물과 육지의 구별로써 질서와 성별을 하신 창조이다(류형기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