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용 목사 (시민교회)

빛과 소금이 되어 세상을 이끌어 가야 할 교회가 오히려 세상의 걱정거리로 전락되어 가는 가슴 아픈 현실을 맞고 있다. 엄상익 변호사가 맡은 교회 사건 하나를 소개한다. 서울 강남의 대형교회 신도들이 후임으로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 주려는 목사 부부를 상대로 소송을 해 달라고 찾아 왔다. 교회를 옮기면 되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 동안 투자한 게 얼만데 나가냐면서 코웃음을 쳤단다. 늘 교회에 매여 있고, 경조사에 꼬박꼬박 나간 걸 계산하면 억울해서 못 나가겠다는 것이다. 변호사는 그들에게 당신들은 신앙인이 아니라 교회주식회사의 사원일 뿐이라고 말해 주었단다. 한국 교회에 물질 만능주의, 세속주의, 이기주의가 만연되어 있음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은 주먹이라는 주간지 기사 제목은 교회 내 폭행사건을 꼬집는 악의적 야유 같았다. 횡령사건으로 인한 법적 구속 사건, 고소 고발의 난무, 교회의 부패, 상업적 이익을 기초로 한 성도간의 관계, 성적 타락의 문제 등등은 타락과 비리의 온상과도 같다.

장윤재 교수는 한국교회 위상 추락을 5가지 원인으로 분석했다. 일부 교회의 세습, 물질적 세속화, 도덕 불감증, 교회의 잘못된 선교 및 전도방법, 종교의 비생활화를 꼽았다. 한 여론 조사에 의하면 기독교에 대해 안 좋은 느낌을 가지는 이유로써 1위가 ‘교인들이 진실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 (34%)이고,  2위는 ‘교인들이 이기적이기 때문’(11.8%)이라는 것이다.

잘잘못을 따지며 누구의 탓으로 돌리기 전에 먼저 교회가 각성하고 회개하므로 하나님께로 나아가야 한다.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고 연약한 무릎을 세워 거룩하신 하나님 앞으로 힘차게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성결성 회복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거룩하시고 위대하신 하나님 앞에 서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요’라는 이사야 선지자와 같은 진정한 회개가 일어난다. 예수님을 만난 시몬이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라고 고백 한 것처럼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사도 바울도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자신은 ‘죄인 중에 괴수’라고 말했다. 성령의 강력한 역사로 철저한 각성과 회개의 문을 통과해야 성결성이 회복된다.        
   
진정으로 영이신 하나님 앞에 서면 영적 세계가 열려 새로운 세계, 거룩한 세계를 보게 되고 경험하게 된다. 이 때에 가치관이 바뀌면서 생각의 변화가 따라온다. 사람은 누구나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며 그 행동으로 인생이 결정된다. 그러므로 바른 가치관의 확립은 가장 중요한 과제이고, 성결성 회복은 가치관의 변화를 통해 열매를 맺는다.

올바른 가치관은 영적 가치의 위대함을 알아 복음적 가치관으로 확립 되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의 비밀을 체험하고 나서 출신배경, 학벌, 로마 시민권 등 육신적으로 자랑 할 만한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겼다. 그럴 때 그가 갖고 있던 모든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진정으로 쓰임을 받았다. 이 세상의 썩어질 가치보다 영적 가치를 사랑하는 진정한 성결성 회복이 불같이 일어나길 소망한다. 말로는 영적 가치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이 세상적인 물질, 명예, 권력, 성공 등에 집착하는 과오를 범하고 있지는 않는지를 순간순간 진지하게 반문해 보아야 한다. 교회 지도자는 부와 명예와 세속적 권세를 내려놓고 예수님을 닮아 섬기는 종의 자세가 되어야 한다.

성결성 회복은 한국과 세계 교회가 회복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 임을 반론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상교회의 연약성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사랑과 오래 참으심으로 기회를 주시고 있다. 하나님께서 촛대를 옮기시기 전에 교회의 본질인 성결성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겠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말씀의 반석 위에 서서 보배로운 성결의 복음 전파 사명을 잘 감당 해 나가야 할 중요한 시기에 있음을 한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