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윤경 목사 (새반석교회)

아직도 저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는 인상 중에 하나는 악한 자들을 징벌하되 초인적 힘으로 적을 물리치는 600만불의 사나이가 생각난다. 그리고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역전시키는 슈퍼맨, 그가 등장하면 지금도 괜히 온 몸이 긴장하고 힘이 솟구친다. 그렇다면 아직도 나는 어릴 때 히어로를 지금도 동경하고 있는가? 그리고 목회 현장에서 괴로움을 주는 교인들을 시원하게 뒤집어엎어서 회개케 하는 히어로가 누구일까?

‘히어로’는 심리학적으로 정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다.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가 고파 지친 아이에게는 엄마가 히어로일 것이고, 부정부패한 정치인, 경제인들에게는 법의 공정한 판단으로 옳고 그름의 선을 확실히 하는 법관이 히어로가 아닐까? 그렇다면 지나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물어 보라. 당신의 히어로는 누구인가? 당연히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 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현실 속에서 예수님을 모든 사람들에게 히어로로 소개하고 보여 주어야 할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이 히어로의 사랑의 힘을 발휘하시도록 살아가고 있는지?

강대상에서는 성결하게 살라고 외치는 분들이 교단의 감투싸움에 연연하여 서로 물고 뜯는 피나는 싸움에 온 힘을 다 소비하는 일로 인해 우리의 히어로이신 예수님의 히어로의 은혜는 어느 틈엔가 쇠퇴해 져 가고 있지는 않은지? 자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도 주님은 예루살렘을 보시면서 ‘선지자들을 죽이고 네게 파송된 자들을 돌로 치는 자여 암탉이 그 새끼를 날개 아래 모음같이 내가 네 자녀를 모으려 한 일이 몇 번이냐’(마23:37) 통탄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모두가 느끼고 서로를 비판하기 전에 같이 통고해야 할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행복을 추구하는 슈퍼 히어로, 그러나 참 히어로 예수는 멀리 계신 것이 아니라 나의 이웃 속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버스에 탔을 때 ‘행복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너는 버스 기사님, 지하철 선로에 빠진 아이를 구하는 ‘용감한 시민’, 집 문 앞에 장사판을 벌려 놓았다며 미안해서 사과 한 톨을 억지로 손에 쥐어 주는 따뜻한 인심의 사과장수 아저씨가 가장 친근한 히어로가 아닐까?

이제 우리는 성경을 들고 히어로 예수를 열심히 소개는 했지만 그분의 사랑을 보여주는 일에는 인색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근래 우리 서울지방회에 속한 몇몇 교회들은 사랑의 실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떤 교회는 금요일마다 국수 나눔의 섬김을 실천하고, 또는 매 주 수요일마다 김치 부침개와 떡볶이를 동네 모든 이들에게 봉사하기도 하며, 또 어떤 교회는 화요일에 외로운 노인들을 향한 양로원 봉사를 수년째 행하고 있다.

주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은 예수님 자신이 히어로로 인정되기를 원하시기 보다는 그분을 따르는 모든 성결인들이 히어로 정신으로 이웃에게 다가가기를 원하시지 않을까? 이런 섬김의 히어로들이 성결 교단에 넘칠 때 우리는 행복한 내일을 만들어 가게 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