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는 영광,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 2천 년 전 깊은 어둠을 뚫고 하늘로부터 들려진 메시지였다.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눌린 자를 자유케 하는 예언의 성취였다. 그분은 모든 사람을 자기 죄에서 구원할 자로 오셨으며,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는 현존 그 자체였다. 그분의 아버지 요셉은 천사로부터 성령으로 잉태된 아들을 낳을 것이니 아내 데려오기를 무서워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마침내 마1:21에서 처음으로 그분의 이름이 역사 속에 등장한다.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처럼 역사와 개인의 삶에 등장하신 예수는 그의 손길과 음성이 닿는 곳에 치유와 소망, 감격과 헌신의 자취를 남겼다. 그의 현현 앞에 선 자들은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경험을 피할 수 없었다. 절망 앞에 선자들은 새로운 인생의 기회를 부여받았고, 삶의 끝자락에서 힘겨워하던 투병자들은 건강한 육체를 얻는 재창조의 복을 누렸다. 또한 예수는 이 땅의 것에 매여 있던 사람들에게 하늘의 소망과 영생의 삶을 갈구하도록 이끄셨다. 높아짐이 아니라 낮아짐이, 누림이 아니라 섬김이 하늘백성의 윤리라고 가르치셨다.

예수는, 있는 자와 없는 자, 높은 자와 낮은 자, 죄인과 의인, 이방인과 선민 등으로 구별 짓기 좋아하던 세대에 사셨다. 그러나 힘없던 어린아이들, 남성에 비해 차별적인 삶을 살아야 했던 여인들, 단죄의 대상이었던 세리와 창기들, 자신을 죽이려던 로마병정마저도 그분에게는 모두 자신이 십자가를 져서 구원해야 할 자기 백성들이었다. 복음서는 하나님은 영광을 받으셨고, 사람들의 마음에는 평화가 임했다고 증언한다.

성탄의 계절이다. 상업적으로 물든 성탄문화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성탄의 본질을 재확인하게 하는 이런 외침은 길 잃은 한국교회에 그나마 어둠속의 등대가 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대통령선거와 맞물리면서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세상권력 획득에 일조하고 있는 정치화된 교회권력은 우리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성탄은 하나님께서 하늘의 보좌로부터 어린 아기로 오신 사건이 아니었던가. 성탄찬송을 부르면서, 반짝거리는 성탄트리 불빛을 보면서 우리는 되물어야 한다.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는지, 우리에게 이 평화가 있는지.

한편 교단 총회장 김두성 목사는 성탄메시지를 통해 “예수님의 사랑이 온누리에 가득하고 낮은 자들을 돌아보며, 사랑의 열매가 풍성하게 맺히기”를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