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구주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받으신 고난을 기억하며 절제와 나눔을 실천하는 사순절이 점점 깊어가고 있다. 부활절 전 주일을 제외한 40일을 의미하는 사순절은 죄로 인하여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위해 갖은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을 묵상하면서 자신을 절제하고 경건하게 지내는 기간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이미 주님께 받은 크고 놀라운 사랑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절기이기도 하다.
영생의 길을 물으러 왔다가 도와야 할 이웃이 누구냐고 묻는 어떤 율법사에게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나서 거반 죽게 된 사람을 정성스럽게 돌보아 주고 훗날의 일까지 부탁해 준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들려주신 후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고 당부 하셨으나 애석하게도 사회적 지도자의 위치에 있고 환경도 부유한 이 사람은 주님의 말씀을 실행하지 못하고 근심어린 모습으로 그 자리를 떠나고 말았다.
2천여 년 전에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난 사람처럼 지금 이 시대에도 강도를 만나 거반 죽게 된 사람들이 있다. 이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의 북녘에 지도자를 잘 못 만나 장래의 희망도, 소박한 행복도, 건강도, 가족도, 먹고 살 것도 모두 다 강도 맞은 우리의 동포가 있다. 보도에 의하면 중국에서 물자를 실어 들여가는 길목인 신의주 지역에서 최근에 굶어죽은 사람이 3백여 명이나 된다고 하니 더 안쪽의 사정은 오죽할 것인가?
금년도에 북한 주민들이 생명을 연명하는데 필요한 식량은 520만 톤이 있어야 하지만 확보된 량은 410만 톤 정도라고 하니 어림잡아도 110만 톤 정도가 부족한 형편이다. 핵 문제로 인하여 외부로부터 식량 지원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 북한 주민들의 처참한 현실을 어찌해야 좋단 말인가? 아 안타까운 사실 앞에 우리에게는 별다른 방안이 없다. 고난의 의미를 되새기는 이 사순절 기간 동안 저 강도만난 동포들을 위해 사랑을 모으자.
어느 탤런트가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지역을 찾아가서 허기진 아이에게 준비해 가지고간 음식을 입에 넣어 주었더니 너무나 탈진한 아이는 그렇게 먹고 싶던 음식을 삼키지 못하고 결국은 눈을 감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주면서 목 놓아 울던 일이 떠오른다.
이 사순절에 강도만난 북한의 동포를 생각하며 절제하고 금식하며 절약하여 사랑을 모으자. 그들이 탈진하여 쓰러지기 전에, 너무 늦기 전에 우리의 사랑을 모으자, 티끌도 모이면 태산이 된다. 작은 사랑을 모으자. 그래서 그 사랑을 전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