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권 목사 [부평성산교회]

화창한 봄날이 겨울잠에 깊은 나뭇가지를 흔들어 깨우니 수줍은 듯이 새하얀 꽃다발을 향기와 함께 토해내고 있습니다. 우리 아파트 단지 내 벚꽃 나무에 지난해도 찾아온 봄이 예외 없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이러기를 반복하면서 나무는 자라가고 있었습니다. 5월은 92회 총회가 있는 달입니다. 총회 때만 되면 우리교단에도 무언가 새로운 일이 있을 것 같은 기대와 임원 후보자들의 결의에 찬 광고를 보면서 설레기도 합니다.

이제는 후보들이 기호를 부여 받고 공약도 내 놓고 선거운동을 하고 헌장개정전권위원회가 생겨나고 임원들이 힘을 모아 불법 자를 제명도 하고 세상법정에 고발도 하고 임원의 직임을 교두보 삼아 세를 확장하고 노후도 계획하고 후보들을 검증할 괴문서가 나돌고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지고 원로들의 평생대의원 권에 대한 문제를 걱정하는 교단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 한국의 대 교단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 우리 교단에서도 일어나는 것은 그만큼 우리 교단이 성장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우여곡절 사춘기를 지나면서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라고 생각됩니다.
 
성결신문 1면에 제92회 총회 임원후보 단일화 합의라는 소식이 꽃향기만큼이나 신선하게 들려왔습니다. ‘교단 화합과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 이라는 자평도 나와 있습니다. 후보자들이 성명서도 발표를 했더군요. 무엇인가 새로운 정치 문화가 시작된 것은 분명한데... 해 아래 새것이 없다는(전도서1:9) 말씀같이 예전에 있던 정치가 다시 부활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힘이 없을 땐 깨끗한 정치를 하자고 쉽게 기득권을 챙기는 밀실정치를 선호합니다.

그러나 줄서기와 편 가르기 제왕 단 출현과 단체를 만들어 세력을 키워 나눠먹기를 하게 되고 그러면 또 다시 부패세력에 도전하며 민주정치를 하자고 새로운 세력이 나오겠지요.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알고 보면 기득권 세력들 간의 싸움이지 백성들은 여전히 자기 일에 충실 할 뿐입니다. 나 아니면 큰일 난다고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결국은 하나님의 손바닥 안의 일이니까요. 요란하지만 성숙하게 자라게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바라보고 감사할 뿐입니다.

요즘 국가 공직자 청문회를 보면 지난 세월 적당히 살다가 큰일을 하려고 하니 이제 와서 그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도덕적 잣대보다 능력을 검증해야지’ 하는 이론도 있으나 청문회는 철저히 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세대에는 정착되겠지요. 그러므로 요셉 같이 큰 뜻을 가진 사람은 세금을 떼먹지 말고 이 나라 국민으로 등록하고 군대부터 갔다 오고 음주 운전도 하지 말고 상식을 벗어나 원수를 만들어 괴문서 나오게 하지 말고 고소 고발도 하지 말고 사과나무 아래 지나 갈 때는 갓끈을 조여 매지도 말아야 합니다.

사과는 손등에 닿았을 뿐 손끝은 분명히 갓끈을 조여 매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상식이 통하지 않을 때 상식을 제도화한 법(法)이 나오고 법(法)을 이익을 위해 사용하면 법(法)으로 틀어막고 떨어지는 쓰레기를 집어 먹을 수는 있지만 그거 소화 안 됩니다.

사도 바울이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 고 했는데 그 은혜는 사단의 가시 채입니다. 그 가시 채 때문에 오늘에 이만큼이나 인격자가 되었고 믿음이 유지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속 썩여 준 분! 가시 채 되어 준 분! 감사합니다. 연발하는 것입니다.

성자는 큰 교회를 하지 못합니다. 입산수도해야 합니다. 큰 교회는 경영으로 하지 도덕군자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사건화 시키지 않으면 사건이 되지 않습니다. 문제가 일어나면 검증하시는 하나님의 손길로 볼 수 있는 눈이 열리기를 바랍니다. 아무 일 없는 무능이 하나님의 뜻도 아니요. 절대로 우리 시대가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시끄러워도 자라고 있다는 거시적인 눈으로 교단을 바라보며 서로 ‘모두가 당신의 은혜입니다.’ 하고 내편 네편 갈라 세워 미워말고 서로 사랑하며 자라게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로 높게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