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체류 중인 전 성결대 총장 성기호 목사가 잠시 한국을 방문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다시 미국으로 떠나는 길에 본지의 초청을 받아 21일 본사를 방문했다. 사장 탁수명 장로, 주필 정연동 목사 등과 만나 환담했으며 근황과 함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국교회와 예성교단을 향한 변함없는 애정들이 녹아있는 시간이었다.

“지금은 ‘예성性’의 회복이 필요할 때입니다.” 교단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 묻자 주저 없이 나온 대답이다. 한국교회 초창기 시절 격언처럼 퍼져있던 ‘건물은 감리교, 교회는 장로교, 목회자는 성결교’라는 말을 소개하며, 과연 우리가 ‘성결’이라는 그 고귀한 이름의 전통을 살려가고 있는지 되물었다. 주일에는 자신들의 교회에 가더라도 새벽예배는 성결교회를 찾아 나섰던 그 당시의 성결교회 본래의 열정과 순수함, 거룩함이 사라져가는 이 시대를 탄식한 것.

성 목사는 성결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목회자가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과연 이 시대 성결교회 목사가 다른 교단 목회자와 구별되는 차별성 있는 목회철학과 합당한 삶을 갖고 있는 지 의문”이라고 했다. 예수님이 그리하셨듯이 낮아져 섬김의 삶을 살아야 함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기심과 소유욕, 명예욕에 빠져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응조 목사님, 홍대실 권사님은 하나님나라를 위해 집과 재산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헌신 없이 영광만 취하고, 섬기지 않고 섬김을 받으려고만 합니다.”

성결교회 정신은 “내가 어떻게 거룩한 삶을 살 것인지. 내가 어떻게 청빈과 겸손의 삶을 살아낼 것인지 삶의 안팎에서 묻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인 10명이 없어서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했듯이 절박한 심정으로 내가 오늘 의인의 삶을 사는지 물어야 하고, 거룩함으로 자신을 단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학교와 교단의 일을 맡아서 역할을 수행해야겠죠. 그렇지만, 자리나 교권이 내 양심을 속이고 남을 모함하고 거짓말하면서까지 취할 만큼,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작금의 타인을 비방하는 괴문서나 교직자로서 가질 수 없는 언사들이 횡행하는 것들을 보면 이는 결코 성결교회의 본래의 모습에서 벗어나도 많이 벗어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결은 설교단이나 기도단이 아니라 삶의 자리에서 나타나야 한다고 했다.

성기호 목사는 교단산하 교육기관의 총장을 지냈던 대 학자로서, 목회자로서 교단을 향한 가슴절절한 사랑의 고언들을 30여분간 차분한 어조로 이어갔다. “전영식 목사님이 생각납니다. 큰 교회에서 대우받으려고 하지 말고, 작은 교회에서 한 영혼을 위해 몸부림치며 우는 목자가 예수님 다시 오실 때 참 목자라고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지요. 지금 목양의 자리가 어떤 자리이든 최선을 다하면 그것만으로 하나님께서는 영광을 받으시고 훗날에 상 주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성결대 총장을 지냈던 일들의 소회를 묻자 감신대 초대학장이었던 홍현설 박사의 “그냥 학자로서 지냈다면 더 많은 연구와 학문의 성취를 이룰 수도 있었을 텐데, 행정가의 직무를 감당하다 보니 아쉬운 부분이 남더라”는 말로 심경을 대신 전했다. 못 다한 집필은 미국에서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기호 목사는 성영란 사모와의 사이에 1남 2녀를 두었다. 필라델피아에 거주하고 있으며, 미스웨스트유니버시티 객원교수로, 뉴저지교회 성경공부팀 강사로, 필라델피아연합회 세미나 강사 등으로 분주하게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