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호 목사 (성결대 전 총장/본지 명예주필)

2. 성결의 의무
‘성결’ 즉 거룩 또는 완전 또는 온전(穩全)은 부름 받은 신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명령이기에 신자들은 이 명령에 순종할 의무가 주어진다. 성결은 하나님의 명령일 뿐 아니라 신자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will, 소원)이며(살전 4:3) 신자들을 구속하신 궁극적 목적이다(딛 2:14).

성결은 신자가 추구해야 할 최고의 덕목이며 하나님의 명령이기에 성결을 체험하고 성결한 삶을 유지하는 일은 성도들의 의무라 할 것이다. 성결이 없으면 재림하시는 거룩한 주님을 만날 수 없으며(히 9:28, 12:14) 무엇이든지 속된 것은 거룩한 성이라 불리는 새 예루살렘 즉 새 하늘과 새 땅인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계 21:27). 신랑 되신 예수님을 맞을 신부로서 교회는 깨끗한 세마포 옷을 입어야 하는데 이는 곧 성도들의 옳은 행실이라 했다(계 19:8). 재림하시는 예수님을 맞을 성도들은 그의 깨끗하심과 같이 자기를 깨끗하게 해야 한다(요일 3:2-3). 예수님은 하나님의 본체이시니 그 속성이 거룩한 분이지만 우리를 위해 자기를 거룩하게 하신다고 했다(요 17:19). 따라서 재림을 기다리는 성도들도 성결을 체험하고 늘 거룩한 삶을 영위하다가 거룩하신 주님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3. 성결의 체험과 유지
성결을 체험하기 원하는 신자들은 중생한 자기 속에 선한 것이 거하지 않고 죄성 즉 원죄가 남아있어 우리를 죄로 유혹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자기의 거룩하지 못함을 회개하는 겸손함과 정직함이 필요하다. 바울 사도는 중생한 신자가 죄의 유혹으로 고통당하는 모습을 ‘곤고한 사람’이라고 표현하였고(롬 7:24) 여기에서 벗어나는 것을 ‘사망의 몸에서 건져냄’이라고 불렀다.

지은 죄 즉 자범죄(自犯罪)에서의 용서 뿐 아니라 원죄에서의 해방 즉 죄성에서 벗어나는 일은 그리스도의 속죄공로로 이루어진다. 흠 없고 보배로운 그리스도의 대속(代贖)의 피는 모든 허물과 죄로부터 깨끗함을 얻게 한다(요일 1:7). 중생하기 위한 죄인의 회개도 필요하지만 성결을 향한 신자의 회개도 필요하다. 불신자는 자기가 지은 죄 즉 자범죄를 회개하는 것이고, 중생한 신자는 자기 안에 선한 것이 거하지 않는 것을 깨닫고 자기의 죄성 즉 원죄로부터 깨끗함을 받기 위한 회개가 있어야 한다.

성결의 은혜는 순서상으로 중생 후에 오는 것이 보통이다. 예외적으로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났던 박해자 사울의 경우 아나니아의 안수를 통해 성령 충만과 중생의 은혜를 동시적으로 받았다. 불세례와 물세례를 동시적으로 받은 경우이다(행 9:17-18). 또한 베드로를 청해 말씀을 듣던 고넬료와 그의 친척과 가까운 친구들에게 성령을 부어주심을 보고 하나님께서 이방인들에게도 생명 얻는 회개를 허락하신 것을 알고(행 11:18) 물로 세례를 베푼 경우이다(행 10:44-48).

불세례를 받은 이들에게 구원의 확증으로 물세례를 베푼 것이다. 중생 뿐 아니라 성결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구원의 은혜임을 믿고 이런 은혜를 얻기 위해 하나님께 간구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온전한 구원을 위해 중생과 그 후에 오는 거룩의 단계 즉 성결의 은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주신다 하셨다(행 5:32). 말씀을 들으나 그 들은 바 말씀을 믿음과 결부시키지 않기 때문에 구원에 이를 수 없을 뿐 아니라(히 4:2) 말씀을 순종하지 않을 때 성령의 선물을 받을 수도 없다. 말씀을 사랑하고 묵상하며 순종할 때 하나님께서 성령을 선물로 주신다(행 10:44). 세례 요한이 예언했고(마 3:11, 요 1:33)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의 세례는 다른 말로 불세례라고도 하는데 단회적(單回的)인 체험이다.

마가 요한의 다락방에서 열흘간 기도에 힘쓰던 120명 제자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은 것이 바로 성령의 세례이다(행 2:1f). 고넬료의 집에서 말씀을 전할 때 성령이 말씀 듣는 사람들에게 임하신 사건을 베드로는 자기들이 받은 성령세례에 견주었다(행 11:15-16).

최초의 성령충만 즉 성령세례는 단회적인 경험이나, 성령충만은 반복적으로 주어진다. 사명 감당을 위해, 또 역경의 극복을 위해 능력으로 힘입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간구하는 이들에게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이 신 즉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시기를 반복하신다(행 4:31). 받은 바 구원을 잃지 않고 간직할 뿐 아니라 늘 거룩한 삶을 영위함으로 성결한 신자로 신앙생활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성령 충만한 삶을 살아야 한다.

이때 신자는 신랑이신 그리스도와 결합하는 신비한 일체를 이루게 되며(엡 5:30) 신자는 그리스도 안에, 그리스도는 신자 안에 거하는 놀라운 체험과 승리가 주어진다. 이때 성결한 신자는 원죄에서 해방 받아 죄와 상관  없이 재림하시는 주님을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히 9:28, 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