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순석 목사 [은현교회]

선교 107년을 맞는 우리교단의 한국교회에서의 위상은 중간부근이라 해야 할 것입니다. 열악한 환경을 딛고 여기에 이르기 까지는 선배 목회자들의 헌신이 있었음을 알아야합니다. 선배 성결인이 이룬 업적을 발판삼고 영향력 있는 하나님의 교회로 도약해야 할 과제는 모든 예성 목회자들의 몫이지만 그것을 이끌어야 하는 이는 교단지도자들입니다. 사심을 버리고 교단 발전의 밀알이 되어 우리 교단이 거목으로 세워져 가는 일에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지난 호에 ‘구동존이 리더십’을 실었는데, 두 번째 필요한 리더십은 ‘통합의 리더십’입니다.

둘째, 통합의 리더십
수년전 미국의 시애틀을 여행하면서 시애틀의 명소인 화이트마운틴(White Mountin)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해발 4,344m의 화이트마운틴은 지구상에서 가장 키가 큰 생명체인 삼나무(Redwood)의 군락지입니다. 하늘까지 닿아 있는 듯 서 있는 삼나무 숲은 화이트마운틴으로 향하는 작은 포장도로를 껴안고 끝도 없이 펼쳐져 있어 큰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수령 2000년도 넘는 나무를 비롯해 수백 년 이상 된 삼나무는 보통 100m 정도 큰 키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나무가 너무 커서 뿌리로부터 작은 잎까지 어떻게 양분을 끌어 올릴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는데, 땅 밑 뿌리는 물론이고 태평양 바다에서 불어오는 많은 양의 안개를 나무 잎들이 직접 흡수하여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삼나무가 이렇게 거목으로 커나가는 비결은 바로 그 뿌리에 있습니다. 나무뿌리는 2~3m 정도 깊이에 있을 뿐인데, 그 뿌리를 옆으로 길게 뻗쳐 동료 나무의 뿌리와 강하게 얽혀 있어 큰 바람도 이길 수 있고 뿌리를 통해 영양분을 공유합니다. 군락을 이루지 못하고 홀로된 삼나무는 그 뿌리가 약해 잔바람에도 견디지 못하고 쉽게 쓰러져 소멸되고 맙니다.

거목(巨木)으로 서가는 비밀은 비록 얇지만 끈끈하게 서로 얽혀 힘이 되어주고, 힘을 받는 뿌리들의 결속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삼나무는 ‘함께 하는 공동체’가 얼마나 아름답고 중요한가를 인간에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얼마 전(2013년 6월 8일) 중국의 새로운 국가주석 시진핑과 출범 2주기를 맞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에서 상견례를 겸한 첫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그 때 오바마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삼나무(Redwood)로 만든 벤치를 선물 했습니다. 삼나무 벤치는 의도 있는 선물 이었을 것입니다. 홀로 서 있으면 죽게 되지만 얽히면 함께 거목이 되어 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을 것입니다. 동료나무들과 뿌리를 서로 연결해 함께 거목으로 서가는 삼나무처럼 미·중 양국이 서로 협력하여 국제사회를 이끌어가자는 의미가 다분했을 것입니다. 1972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중국과 수교를 위해 중국을 방문 했을 때도 삼나무 묘목을 선물했다고 합니다.

우리 교단이 거목으로 커가기 위해서는 삼나무에게서 그 비결을 배워야 합니다.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전4:12) 했습니다. 협력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협력은 숫자 이상의 능력을 제공합니다. 지도자의 영원한 과제 가운데 하나가 ‘더불어 하는 것’입니다. 혼자 잘하는 사람은 일꾼 이지만 지도자는 더불어 잘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각개전투해서는 결코 거목(巨木)이 될 수 없습니다. 열악한 환경일수록 더불어 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하려면 사심을 버려야 합니다. 서로에게 있는 에너지를 통합하는 지혜가 따라야 합니다. 우리교단 지도자들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이 바로 ‘통합의 리더십’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배운 교훈으로 전체 예성인들을 통합하여 우리 교단을 거목으로 만들어 가는 일에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리더십의 대가 존 맥스웰(John Maxwell)은 ‘리더십은 영향력이다(Leadership is influence)’라고 했습니다. 통합의 영향력으로 거목이 되어가는 삼나무에게서 우리는 겸손히 배워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