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곤 목사 [합덕제일교회]

여론조사의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소나무라고 한다. 우리나라 지역명칭에 소나무 송(松)자가 들어있는 곳이 681곳이나 될 정도라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소나무를 좋아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소나무의 원래 이름은 ‘높다, 으뜸이다’라는 뜻을 가진 수리나무였다. 그 이름이 솔나무로 그리고 ‘으뜸이라’는 뜻을 가진 소나무로 변했다고 한다.

그런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일까? 성공을 기원하며 기념식수를 할 때 선택하는 수종 중 단연 1위는 소나무다. 물론 앞날의 번창을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 간다는 주목이나, 순천정원박람회 기념식수로 심겨진 마로니에같이 ‘서로 친분을 상징한다’는 의미를 가진 나무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기념식수(紀念植樹)를 할 때는 나름대로 그 나무에 의미를 부여해서 식재를 한다.

우리교회 앞마당에는 일명 중국단풍이라고 불리는 당단풍나무가 있다. 수령은 27년이고 수목의 둘레는 120cm정도 되며 지름은 40여cm, 수고(樹高)는 6m정도 된다. 이 나무는 우리교회를 개척하며 심은 기념식수(紀念植樹)다. 보통 기념식수는 수령이 몇 년 된 것을 심게 되지만 나는 개척을 하면서 아예 기념식수에 목회비전을 담을 것을 계획하고 교회개척을 한 지역에서 자라고 있는 수목에서 씨를 채취하여 파종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성도들에게 기념식수에 담겨있는 목회비전을 각인시키기 위해 기념식수 아래 자연적으로 모여들 수 있도록 주변 환경도 조성할 계획을 했었다.

우리교회 기념식수는 푸른 잔디가 깔려있는 우리교회 앞마당에 있는 쉼터의 주인이다. 이 쉼터는 1~20명이 모여 그룹토의를 할 수 있는 규모다. 나무 아래는 비단잉어가 헤엄쳐 다니는 조그마한 연못이 있는데 여름에는 이 연못에서 세례식을 한다. 분수가 물을 뿜어내고 있으며 물레방아가 돌고 있다, 그리고 흔들 그네도 있다. 쉼터 한편에는 ‘교회 역사와 함께 가는 나무’라는 제목으로 기념식수에 대한 소개와 목회비전이 담긴 글이 소개된 게시판이 있다.

게시판에 있는 글을 그대로를 소개하고자한다.
쉼터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쉼터를 지키고 있는 이 중국단풍(당단풍)나무는 정원수나 가로수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 나무가 쉼터를 지키고 있는 이유를 알면 더욱 흥미롭다. 우리교회가 창립되던 1986년 8월 우리교회 설립자이신 류제곤 목사께서(당시 전도인) 관악농장(합덕읍 도곡리 소재)에서 종자를 채취하였다가 다음해 봄에 파종하여 이만큼 성장한 것으로, 우리 합덕제일교회 역사와 함께 가는 나무다. 우리나라 원산지도 아닌 중국 단풍나무를 우리교회 역사와 함께 가는 교훈적인 나무로 선택하게 된 이유는 이 나무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특징 때문이다.

첫째. 번식력이 매우 강하다. 주로 종자에 의해 번식되는데 종자는 건조한 것을 매우 싫어하므로 열매가 황갈색이 되는8월에 채취하여 노천 매장하였다가 파종하는 것이 좋다.

- 메마른 성도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번식력이 강해서 제자의수가 많아지는 교회가 되기를..

둘째. 빠르게 성장하는 속성수로 15미터 정도까지 자란다.
- 교회 성장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다.

셋째. 노화된 껍질이 스스로 벗겨지는 나무다.
- 옛 구습을 벗어던지는 성도가 되기를..

넷째. 해충피해가 거의 없다.
영국의 생물학자인 윌리엄 해밀튼 박사에 의하면 선명한 단풍을 가진 나무는 해충이 싫어하는 독성이 있어 해충이 달라붙지 않기 때문에 가을에 멋진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고 했다.

- 악한 마귀가 쉽게 틈타지 못하는 능력 있는 교회가 되기를
선배목사님들은 목회를 하시다가 위기를 당하면 산에 올라가셔서 소나무를 붙잡고 뿌리가 뽑히도록 몸부림치며 기도하셨다고 하는데 나는 IMF때 예배당을 건축하고 위기를 만났을 때 기념식수를 붙잡고 기도했었다. 목회비전이 담겨있는 그 나무를 붙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