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은 목사 [시흥중앙교회}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다. 어려운 시대일수록 영웅을 요구하고, 준비된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든 어려운 일들 속에서 갈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사람들을 인도해 갈 수 있다. 
우리는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사회적으로도, 종교적으로도, 그리고 신앙적으로도 우리의 주변에는 안타깝게도 좋은 일들 보다는 어려운 일들만 즐비하다. 이러한 일들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서로 자기의 주장을 펴면서 자기가 옳다고 이야기 하고, 자기가 옳다고 하는 것의 당위성을 주장한다. 가까이에서 들어 보면 이 사람도 맞고, 저 사람도 맞고 모두가 옳은 것 같다. 하지만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보고, 들으면 분명히 옳은 것과 그른 것이 보인다.  속된 표현으로 서로 도토리 키재기 하는 식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이런 모습 속에 논쟁과 분쟁, 그리고 방황으로 표현될 수 있는 사람들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영웅을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서로가 서로를 뛰어 넘을 수 없는, 어느 누구도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모든 것들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때에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이 솟구치는 욕구가 무엇이냐면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누군가가 나타나서 혼잡한 상황들을 정리하고 모든 문제들을 정리할 수 있는 영웅을 원하는 것이다. 마치 어지럽혀져 있는 방바닥을 보면서 치울 엄두를 내고 있지 못할 때 아버지나 어머니가 혹은 나 아닌 누군가가 그 방을 깨끗하게 정리해 주는 것과 같은 그런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우리 교회에서는 요즘 21일 동안 특별새벽기도기간이라 말씀을 나누면서, 특별히 다니엘의 모습을 통해서 은혜를 나누고 있다. 다니엘은 포로기의 어려운 시대적 상황 속에서 이스라엘 민족뿐만 아니라 바벨론 제국의 사람들까지도 인도하였던 영웅이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포로생활을 하면서 자신들과 같이 포로로 잡혀 왔던 다니엘이 그 당시 가장 강력한 제국이면서도 자신들을 지배하고 있는 나라의 서열 2번째 권력자가 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뿌듯해 하였겠는가? 아마 자신들한테 아무것도 해 주지 않아도 총리로 왕에게 인정받는 존재 자체가 그들에게는 위안이요, 힘이 되었을 것이다. 

그는 그 시대에 확실한 영웅이었다. 그가 영웅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의 신실한 믿음과 정도를 걷고자 하는 굳은 신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신앙은 어느 누구의 협박과 위협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를 시기했던 사람들이 다니엘을 올무에 걸려고 하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굳은 신념은 언제나 청렴한 삶을 살게 하였고,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게 하였다. 우리나라 말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라고 하지만 다니엘은 아무리 털어도 먼지가 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의 뒤를 아무리 캐 봐도 책을 잡을 아무런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한 삶을 살았기에 하나님의 계획하신 이스라엘의 회복을 이 땅 위에 이루어 가는 영웅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다니엘의 이런 모습에 우리 자신들의 모습을 비추어 보면 너무나 부끄럽다. 목사이면서도 때로는 세상 속에서 신앙의 갈등과 타협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발견한다. 세례를 받을 때 직분을 받고, 목사 안수를 받을 때 서약했던 것들은 이미 잊혀진지 오래고, 세상 속에서 한 없이 작아진 모습만이 남아 있다. 어쩌면 자신의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선망의 대상이 될 만큼 세상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 조차도 인식하지 못하면서 살아가기도 한다. 또한 하나님의 의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의 방법과 목적을 똑같이 가지고 살아가기도 한다. 그것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분쟁과 싸움들이 교회에서도 일어나고, 어떤 의미에서는 세상보다 못한 일들이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어나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런 시대에, 이러한 우리의 모습 속에서 다니엘과 같은 영웅을 꿈꾸며, 하나님께서 쓰실 수 있는 하나님의 일꾼,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이루어 갈 수 있는 열정적인 주의 사람이 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다른 영웅을 기대하거나 찾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영웅이 되어야 한다. 우리 자신이 신실한 믿음과 정도를 걷고자 하는 신념으로 무장하여 내 사역의 현장 속에서 영웅이 되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할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