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옥 목사 [부장교회]

‘대림절’(Advent)은 ‘도착’(Arrival, Ankunft)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공항이나 기차역에 나가면 도착 시간을 알리는 전광판에 영어로 Arrival(도착) 혹은 독일어로 Ankunft(도착)라고 표시된 것을 볼 수 있는데, 만약 그곳에 사랑하는 사람이 온다면 그 곳에서 가슴 설레임으로 기다리게 된다. 이처럼 우리에게 다시 오시기로 약속이 되어 있는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절기가 바로 ‘대림절’(Advent, Arrival, Ankunft)이다.

대림절은 주후 4세기경 초대교회에서 지켜지기 시작하였는데, 성탄절 4주 전부터 시작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축하하고 감사하는 성탄절을 준비하기 위한 절기였다. 7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절기로서 의미가 추가되었다.
그러므로 현대교회가 대림절을 지키는 의미는 곧 ‘어드벤트(advent:내려오다)’라는 어의가 말해 주듯이 이미 2천 년 전에 이 땅에 육신으로 오신 그리스도의 구주 탄생을 회상하면서 또 다시 우리들의 마음과 삶의 현장에 말씀과 영으로 새롭게 임재해 주실 것을 기다리는 것이다. 또한 아직도 그리스도를 영접하지 않고 있는 불신의 세계와 역사 속에 임재해 주실 것을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더 나아가 앞으로 마지막 때에 영광의 주님으로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계절로 지키는데 그 의미가 있다. 오늘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탄생을 비하하면서,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과 부활을 조롱하고 그리스도의 재림을 무시함에도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복음의 본질을 담대하게 선포하지 못하고 있다.

H.G. 웰스라고 하는 작가의 ‘대 주교의 죽음’이라고 하는 단편소설에 보면, 대 주교가 날마다 대성당에 들어가서 기도를 했는데, 늘 똑같은 말로 늘 기도를 시작했다.
“오! 전능하신 하나님이여 오늘 내게 말씀하소서.” 이것이 그의 기도 첫 문장이다. “오! 전능하신 하나님이여, 오늘 내게 말씀해 주시옵소서” 이렇게 한평생 수십 년을 기도를 했는데, 어느 날 하늘에서 음성이 들렸다. “오냐, 무슨 일이냐?” 이 소리를 듣고 그는 심장마비로 죽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해준다. “하나님이여 말씀하소서” 하면서도, “정말 하나님이 말씀하실까?” 그 많은 시간 기도하면서도, “정말 기도가 응답되는 걸까?” 하는, 어쩌면 기도하는 것으로 만족해하는 추상적이고 감상적 신앙이 되어서는 안 된다.

복음서에 보면, 그 당시의 많은 사람들이 정녕 기다리던 메시야가 정말 오실 때는 영접하지 못하고 실족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성경은 그래서 세상을 지으신 이가 자기 땅에 오셨으나 그 백성이 영접하지 않았다고 한다.(요1:2)

혹자는 대림절을 가톨릭교회 내에서 예수성탄 대축일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고 거부하지만 그 의미만은 우리 기독교가 알고 활용했으면 좋겠다. 전술한대로 대림절을 뜻하는 Advent 라는 말은 ‘오다’, ‘도착하다’라는 뜻을 가진 말로 원래 이 말은 로마제국에서 신적인 명예가 주어진 황제가 즉위 한 후에 여러 도시들과 지역을 방문할 때, 황제의 방문을 ‘그 분의 방문’(His Advent)이라고 한 데서 유래한 것이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만이 진정한 우리의 주님이요, 진정한 황제라고 굳게 믿은 초대교회 교인들은 이 말을 ‘구세주의 오심’(The Coming of Our Savior)이라는 의미로 바꾸어서 사용하였다. 고난을 감수하는 신앙고백이었던 것이다.

금년 대림절을 앞두고 한국교회는 한마음으로 그리스도의 길을 예비한 세례 요한처럼 주의 길을 예비하여야 한다. 아울러 주님의 오심을 대망하며 하나님 나라에 대한 궁극적인 소망을 가지고 복음을 담대하게 선포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강림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으로 머무르지 않고 지금 이 땅에서도 계속 나타나는 구체적인 사건이다. 마라나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