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완수 목사 [원창교회  ]

사람들의 일반적인 심리에는 자신의 약점이나 단점 그리고 열등감을 감추고 싶은 심리가 있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경쟁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 약점이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치명적일 수 있다. 더구나 사람들은 타인의 약점을 그냥 두지 않고, 공격을 하는 것을 보게 된다. 반면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남들보다 장점이 많고, 가진 것이 많으면 우월성을 가지고 자랑하기 쉽다. 이러한 사람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대우를 받고 살아간다. 이러한 현상이 목회현장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교회가 성장하고, 부흥하는 교회의 목회자는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뿐만 아니라 본인들 역시 우월성을 가지고 목회를 한다. 반면 교회가 성장하지 못하여 어렵게 목회하는 목회자들은 사람들로부터 때론 무능한 목회자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러한 목회자들은 열등감과 좌절감을 가지고 우울하게 목회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부족함과 열등감과 그리고 약점이 유익이 될 수 있다. 쓸모없는 것들의 쓸모 있음인 무용지용(無用之用) 사상은 현대에 와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산을 보면 푸른 산은 주목받지 못하는 쓸모없는 나무들이 지키고 있고, 바다의 해안선은 작물도 심지 못하고 건물도 지을 수 없다는 갯벌이 지키고 있다.

과연 우리가 구별 짓고 있는 유용, 무용의 가치 기준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 사람들은 쓸모 있고, 없고의 기준을 지금 눈앞의 이익에 둔다. 당장 이익이 되면 쓸모 있고,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으면 쓸모없다고 단정 지어 버린다. 조금만 멀리 내다본다면 쓸모없는 것들이 더 귀중한 자원이 된다. 산업사회에서는 중후장대(重厚長大)가 최고였다면, 정보사회에서는 경박단소(輕薄短小)가 점점 더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작고 약한 것들이 유연하고 변화에도 잘 대처하며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

인간은 의지할 데가 없을 때 사람은 더욱더 강해진다. 따라서 내면이 강해지면 어떤 악조건과 환경에서도 이겨낼 수 있다. 우리의 내면은 약하고 보잘것없을 때 한없이 강해진다. 약할 때 순수한 마음으로 감사할 수 있다. 내가 살아 있고 존재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할 수 있다. 자신의 장점에만 감사하지 말고 자신의 약점에도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약점으로 내가 겸손할 수 있고, 약한 이웃을 사랑할 수 있고, 미워하는 자를 용서할 수 있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이해 할 수 있다. 또한 칭찬받을 때만 기뻐하지 말고, 비난받을 때에도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 비난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행동을 자제할 수 있고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내가 약할 그때에 곧 강하다. 성경 나오는 바울의 신앙적 고백이다. 약하고 작고 볼품없으므로 더 분발할 수 있다. 작고 외롭기 때문에 육체와 물질이 아닌 순수한 내면의 힘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인인 존 밀턴은 시각장애인이었고, 베토벤은 귀가 먹어 천둥소리도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 이었고, 셰익스피어는 발을 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약점을 강점으로 만든 사람들이다. 우리는 약점 때문에 망하는 사람이 아니라, 약점 때문에 오히려 더 강해지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사도바울은 자신의 약점을 숨기기보다는 오히려 자랑을 하였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약점을 감추고, 숨기기보다는 드러내는 사람이다. 자신의 약점과 열등감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을 감추고 드러내지 않는다면,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사도바울은 자신의 약점에 대하여 감추기 보다는 연약함을 환영하고 또한 그것들을 자신에게 거하는 그리스도의 능력의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여 크게 기뻐하고 자랑하였다. 사도바울은 하나님의 능력이 인간의 연약함 가운데서 역사하기 때문에 자신의 연약함과 온갖 종류의 어려움을 오히려 기뻐 한 것이다. 인간의 무지가 하나님의 지혜가 나타나는 기회인 것처럼, 인간의 연약함과 단점이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날 기회를 제공한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상황이 강하나 약한 것 같다. 외형적으로는 많이 성장하고 힘이 많은 것 같으나 교회의 본연의 모습은 매우 부족하다는 질타를 사회로부터 듣게 된다. 오히려 약해서 존재 자체가 사라질 것 같던 한국의 초대교회가 실로 강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약점으로 더 이상 상처를 받기 보다는 오히려 강점으로 승화시켜 나아갈 때 자신감이 회복되어 행복한 목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