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신 목사  [대신교회 ]

바야흐로 교단의 정치의 계절이다. 2014년 2월 20일자 성결신문(340호)은 1면에 선거관리 위원 사진과 함께 공고문, 선거일(5.26-28) 그리고 선거 운동 기간을 규제하는 광고를 게재했다. 신문 2면엔 정기지방회와 교단에 대한 정치에 관한 사설,  선관위 제93회 총회임원 선거일정에 관한 기사내용, 3면엔 각지방회 개최사실이 사진과 함께 올라와 있으며, 8면엔 선거관리위원장의 인터뷰가 있었고, 11면엔 과거 총회 사무국장을 역임한 분의 글 - 총회준비는 이렇게 했으면 한다.- 의 제언기사가 실렸다. 이쯤 되면 성결신문 340호는 선거특집호라 해도 손색이 없다 하겠다.

인간이 존재하는 한 어디든 정치는 필요하다. 그래서 일찍이 헬라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 하지 않았겠는가? 그만큼 인간은 정치 지향적 존재임을 이야기 하고 있다.

교단도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한 영적 기관으로서 일정한 정치적 활동은 필연이다. 문제는 일정한 틀(공정성과 객관성)을 가지고 얼마나 공동체에 대한 선을 도모하며 각자의 이해에 부합되는 통합구조와 발전구조를 만들어 가느냐에 정치행위의 정당성이 있다. 막스베버는 책임 있는 정치인이란 깨어있는 현실 의식을 가지고 권력 투쟁을 이겨내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라스웰은 “권력과 인간에서 정치를 사적 동기를 공적 목표로 바꾸어 공공 이름하에 사적 동기를 합리화 하는 작업이라고 했고 정신분석학자 프로이드는 정치적 인간의 4가지 조건에서 인간은 권력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권력추구가 그때까지 자신이 당한 다양한 보상해위로 나타나는 것이라 했다.”

교회는 정치와 목회라는 양면성이 있기 때문에 교단의 리더가 되기 위해선 목회적 검증과 정치적 자질이 동시에 수행되어야 한다. 교단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총회는 총회대위원들이 교단 갈등구조를 통합구조로 이끌어갈 분명한 소신과 식견, 민주적 사고에 근거한 통합형 리더십을 가진 자를 선출해야 한다.

2013년판 책마루 출판사에서 나온 마키아벨리 군주론(신희철 옮김)에서 마키아벨리 당시의 이탈리아는 강력한 통합제국인 프랑스와 스페인과 달리 사분오열과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근대 정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마키아벨리가 군주의 특징 세 가지를 주창하고 나왔다. 첫째가 통합의 리더로써 강력한 군주적 리더쉽(도덕과 분리한 강력한 통치)이다. 둘째로, 민(民)에 대한 두려움과 포용력(군주론19장) 셋째가 물질에 대한 욕심을 버린 청빈의 지도자론 (군주론 16장)을 꼽고 있다.

마키아벨리 시대와 지금의 시대상과는 많은 차이가 있고 마키아벨리의 대표작 군주론과 로마사 논고에 대해 기독교 윤리적 측면의 비판을 받아야 마땅한 내용도 많다. (예를 들어 더 큰 도덕을 위한 부도덕) 그러나 현재 우리 교단이 처해있는 상황으로 볼때, 통일되고 정제된 강력한 리더십의 부재로 인한 교단 방향성의 상실과 패거리 정치(지나친 논공행상)에 대한 부작용, 농어촌 도시 미자립교회에 대한 절망감 및 소외감, 원로정치의 무한질주, 세속적 권력에의 추구들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예성교단의 중흥과 비전은 교단 지도자들과 교단 구성원들의 몫이다. 성결대학의 재정제한대학지정, 총회회관 건축의 표류, 2020년 3,000교회 100만 성도의 전시적 구호성 등은 마키아벨리가 추구하는 군주론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이제 교단정치 계절이 돌아왔다. 강력한 통합의 리더십, 하부구조를 아우른 신뢰와 사랑의 리더십, 물질과 명예를 초월한 청빈의 지도자가 그리운 것은 그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암혹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닥터지바고의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가 혁명 모독죄로 해외로 추방될 위기에 처했을 때 그를 구한 사람은 흐르시초프였다. 그때 흐르시초프가 한 말이 있다.

“위대한 작가를 갖는 것은 또 하나의 정부를 갖는 것이다. 정치는 끊임없는 자기비판과 성찰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는 말이다. 세네갈의 시인 대통령이었던 생고르는 시화(詩化) 된 정치 이론을 이야기 했다. 시화된 정치란 강력한 리더십으로 구성원들을 아우르면서 통합된 시너지위에 자기혁신과 인문학적 관점에서 인간을 이해하는 정치철학을 말한다.

어디나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사람의 냄새가 나기 마련이고 그 사람 냄새는 항상 향기로운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총으로 새 사람 되었을 뿐 아니라 성결 교단의 성결한 성품을 가진 교직자들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 시대에 교단 정치의 아름다운 모델을 제시하는 그러한 총회 회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 기대가 결코 어려운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부터 우리 모두가 하나님 앞에 겸허하고 겸손해지자.

그리고 꿇어 엎드려 기도하자. 이제 5월 26일부터 시작되는 제93회 성총회 위에 하나님의 축복을 기원하면서 금번 교단총회가 축제와 화합의 한마당으로 미래지향적이며 효율적 행정총회로 영적 성장의 원년으로 힘차게 도약하며 나아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