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연합예배 ‘희망’의 상징, 한국교회 일치 계기돼야

1947년 4월 6일 새벽 6시에 한국교회 최초로 열렸던 부활절연합예배는 일제 강점기 민족이 처한 고난 속에서 방황하는 이들에게 ‘희망’의 상징이었고, ‘연합’의 시작이었다. 이후 거듭된 장로교 분열 속에서 한국교회는 부활절 연합예배를 치룰 수 없는 상황이 되고, 6·25전쟁이 끝난 한국교회 안에서도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극심한 갈등을 낳게 되었다.

1962년도에 교회협을 중심으로 회원교단들이 배재학당과 남산 야외음악당에서 부활절예배를 기획하자 보수적인 교회들은 균명학교와 덕수궁에서 연합예배를 개최하게 되는 등 한국교회는 이후에도 갈등을 거듭해 오지만 분열의 위기 속에서도 ‘예배만큼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원칙 속에서 부활절연합예배의 전통을 이어왔다.

1973년도 부활절에는 이전까지 교회협이 주관하는 연합예배의 참여를 거부해 오던 보수교회들이 연합예배 참여를 결정하면서 연합예배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교회협과 교회협에 미 가입된 보수교단들이 매년 번갈아 예배를 주최하고, 주최하지 않는 단체가 설교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연합을 이뤘고, 이 같은 원칙은 이후 2006년에 교회협과 한기총의 합의로 시작된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에도 반영돼, 첫 해에는 서울 잠실의 올림픽 경기장에서 대규모로 열렸고, 이후 2007년부터는 서울 시청 앞 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교회협과 한기총이 매년 번갈아 예배를 주최하고, 설교자를 선정하는 등 한국교회의 상징적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한기총이 2011년도 들어 대표회장 선출을 놓고 파문이 확산되면서 법정 분쟁으로 이어졌고, 한기총과 한교연이 분열하면서 교회협과 한기총은 별개의 예배를 드리기 시작하는 오점을 남겼다.

올해 부활절연합예배는 부활주일인 오는 20일 드려진다. 많은 수의 교인이 모여 예배를 드리는 것만이 연합예배가 아니라는 새로운 접근과 변화의 모습이 필요하다. 연합기관의 난립 속에서 이번 부활절은 진정한 연합의 가치를 깨닫고 우리가 믿는 믿음으로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부활절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