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광근 목사  [예수소망교회·증경총회장]

병법에서 지휘관을 구별할 때 불가기(不可欺) 즉, 속일 수 없는 지장(智將)과 불인기(不忍欺), 차마 못 속이는 덕장(德將)과 불감기(不敢欺), 감히 못 속이는 맹장(猛將)으로 나눈다고 한다. 지휘관은 이렇게 속이고 싶어도 속일 수 없는 사람과 차마 속이지 못하는 사람, 무서워서 감히 속일 수 없는 사람으로 구분한다는 말이다. 물론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이 지휘관이 된다면 지도자의 자격이 없는 사람이니 논할 가치도 없다.

제93차 성 총회를 앞둔 지금, 벌써 지방회가 마쳐짐과 동시에 교단을 위해 일하겠다는 임원 출마자들의 이름이 성결신문을 통해 속속 알려지고 후보자들의 문자 메시지가 전국교회로 날아다닌다. 메시지의 내용들을 보면 모두 교단을 위해서 꼭 필요한 유능한 분들이다.

임원 출마자들 모두 교단을 위해 정직하게 일하겠다는 결의를 가지고 출마했겠지만, 당선된 후에는 그 결의를 저버리고 개인의 사욕을 채우기 위한 교권의 시녀로 전락한 예들을 지난 역사 속에 종종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 교단을 바로 이끌 수 있는 훌륭한 지도자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병법에 나오는 한 부류의 지휘관처럼 속일 수 있는데도 차마 못 속이는 덕장이 나타난다면야 더 이상 무엇을 망설일 수 있겠는가, 차마 거기까지는 기대하지 않더라도 그래도 전국교회가 존경하고 믿고 따를 수 있는 지도자, 싫은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지도자, 정실에 흐르지 않는 인사 정책을 실천하는 지도자, 교단을 몰고 가는 지도자가 아니라 이끌고 가는 지도자, ‘나’라고 말하지 않고 ‘우리’라고 말하는 지도자, ‘가라’고 말하지 않고 ‘함께 가자’ 라고 말하는 지도자를 우리 모두 바라고 있다.

등 뒤에 숨어 일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일하는 지도자, 겁을 주는 지도자가 아니라 모든 이에게 희망을 주는 지도자, 그리고 자기가 밟고 있는 교권의 땅만 바라보지 않고 모두의 미래를 바라보는 지도자, 자기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지 않고 대중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런 지도자를 우리 모두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사심을 버리고 교단의 법을 준수하며 공의로 올바르게 교단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유능하면서도 정직한 지도자,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지도자를 우리는 원하고 있다. 지도자는 정직해야 한다. 성결을 전하는 우리 교단의 지도자는 더욱 그러해야 한다. 정직(正直)이란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성품이 바르고 곧다”는 말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바라는 교단의 지도자는 무엇보다 정직해야 한다.

한 설문조사에서 어떤 지도자를 원하느냐 라는 질문에 첫 번째가 정직한 지도자라고 했다. 지도자와 관련한 거의 모든 설문조사에서 ‘정직’은 다른 어떤 리더십 특성 보다 더 많이 선택되고 있다. 정직이야말로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이다. 지도자는 행동으로 말을 증명하는데 정직해야 하고,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는데 정직하고, 연약한 부분을 드러내는데 정직해야 한다. 훌륭한 지도자는 자신의 잘못뿐만 아니라 자신의 약점까지도 드러낼 줄 아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자기 잘못을 드러내는데 정직하지 못한다면 그 지도자의 가르침은 구성원들을 결코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지도자가 자신에 대해 정직하지 않는 한 구성원들도 자신의 연약한 부분들을 절대 드러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십자기를 지시기 직전 자신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감정을 제자들에게 정직하게 드러내셨다. 정직으로 인격을 보여주는 지도자를 우리는 원하고 있다. 구성원들은 지도자를 먼저 받아들인 후, 그 후에 지도자의 말을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도자는 인격을 보여줄 때까지 그 지도자가 가르치는 진리는 아무런 효력도 발휘하지 못한다. 따라서 지도자의 인격이 일차적인 메시지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지도력을 갖추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교단을 얼싸 안을 수 있는 지도자가 나타난다면 그분이 어떤 분이든 나는 망설임 없이 그분을 선택할 것이다. 더는 인정이나 친분, 그리고 소위 코드에 매여 선택할 여유가 없다. 누가 해도 마찬가지가 아니냐고 말한다면 할 말이 없다. 교단이 부흥하기 위해서는 능력 있는 훌륭한 부흥사도 있어야 하고, 잘 가르치는 선생도, 유능하고 성실한 목회자도, 그리고 각 분야에서 훌륭한 지도자가 많이 있어야 하지만, 교단을 어지럽게 하고 분열되게 하는 데는 지도자 자리에 있는 한두 사람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과분한 희망이라고 할는지는 모른다. 교단 중흥을 앞둔 이 중요한 시기에 예성인 들의 가슴속에 피어나는 위대한 꿈을 한데 모아 가슴 뭉클한 교단역사의 대서사시를 다시 써 갈 수 있는 위대한 지도자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