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전호 목사 [중심교회]

지난 4월 16일 온 국민을 비통과 충격을 넘어 크나큰 슬픔과 분노에 이르게 한 세월호 침몰사건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시점에 국가적으로는 지자체의 장을 선출하는 6.4 지방 선거와 우리 교단적으로는 93회기 총회를 목전에 두고 있다.

6.4 지방선거는 박근혜 정부의 지난 1년 3개월의 국정과 특히 세월호 사건을 통해 드러난 현 정부의 리더십에 대한 국민들의 엄정한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우리 교단도 지난 1년간 큰 혼란과 갈등을 가져온 이단성 시비 문제나 성결학원 문제(재정지원대학) 등을 겪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지도자의 중요성을 새롭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오래전에 하버드 대학의 총장을 지낸 나단 퍼시(Nathan Pussy)는 ‘현대인이 찾는 것’이란 메시지를 전하면서 현대인이 찾는 것 네 가지를 말한 바 있다. 첫째는 흔들 수 있는 깃발, 둘째는 부를 수 있는 노래, 셋째는 목숨을 걸 수 있는 신조, 넷째는 따를 수 있는 지도자라고 말한 바 있다. 교단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믿고 따를 만한 지도자를 기대하면서 다음과 같은 지도자가 세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신뢰도 높은 지도자가 되기를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을 독려하여 인도하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도자가 그 구성원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것이다. 능력도 있어야 하지만 리더십에서 중요한 것은 지도자가 백성들로부터 받는 신뢰성(credibility), 혹은 신임(trust)이다. 신뢰 없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까? 권력을 이용해 억압하지 않는 한 힘들다. 불신은 조직 전체를 정지시키고 무너뜨리기도 한다. 불신이 팽배한 곳에서는 리더십의 권위는 무력해 진다.

신뢰받는 지도자의 세 요소
신뢰받는 지도자는 어떤 요소를 가지고 있을까? 첫째, 지도자의 실무 능력, 즉 유능성, 혹은 역량이다. 둘째는 관계성이다. 지도자는 정상적이고 바르며 의로운 관계성을 통해 일하고, 그런 것이 통하는 문화를 형성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셋째는 인격이다. 실무 능력과 관계형성에 뛰어난 능력을 갖추었다고 해도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지도자가 되려면 리더의 내면, 곧 인격과 성품과 영성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순정성을 갖춘 지도자가 되어야
리더십 분야에서 과거에는 행위(doing)영역을 중시했지만, 이제는 doing 측면 못지않게 순정성 측면을 강조하게 되었다. 기업에서조차 비윤리적인 CEO는 결국 기업에 엄청난 손실을 끼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조직의 지도자를 뽑을 때 ‘그에게 순정성이 있는가?’(Is he a man of integrity?)란 질문은 매우 필요하다. 순정성(integrity)은 욥기 2장 3, 9절에 나타난다. 이 단어의 어근은 integer로서 untouched(오염되지 않은), entire(온전한), wholeness(온전성) 등의 뜻을 지닌다. 순정성의 반대는 자신에 대해서는 이중성(duplicity)이고 타인에 대해서는 위선(hypocrisy) 이라고 할 수 있다. 순정성이란 어떤 여건에서나 심지어 보이지 않는 데서도 그 행동에 일관성(consistency)이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6.4 선거나 본 교단 총회를 통해서 선출되는 리더들은 신앙과 삶의 일관성, 언어생활의 순전성, 인간관계의 순전성, 물질 문제의 순정성, 권력과 명예욕으로부터의 순정성을 두루 갖춘 역량 있고 신망 받는 이들이어야 한다. 그러한 인사를 리더로 세우는 것 역시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주어진 권리이자 중요한 책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