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한배 공로목사 [성결대학교회 ]

여름휴가(休暇)를 ‘바캉스’(프 Vacance)라고 하는데 이 말은 프랑스어 ‘바캉’(비어있다)이라는 말에서 파생되었다고 한다. 맑은 하늘을 보기가 어려운 유럽 사람들은 바캉스를 중심한 생활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하늘이 맑아지고 일광욕을 즐길 수 있는 계절이 되면 파리 시내가 텅 비어있다고 한다. 그러나 휴가를 즐기는 문화가 뿌리를 내려서 휴가를 즐기면서도 자연이 훼손 되거나 질서가 무너지는 일이 없다고 한다. 그들은 휴가를 멀리 유명한 행락지로만 가는 것이 아니요 집에서 가까운 공원이나 일광욕을 할 수 있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나 일광욕 즐기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자연을 훼손하거나 남에게 피해주는 일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의 휴가문화는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60년대 이전에는 휴가를 잘 몰랐고 휴가를 간다 해도 특별한 경우에나 있을 수 있는 사치스러운 일로 여겼다. 그러나 70년대를 넘어서면서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레저 붐(Leisure boom)이 일어났다. 갑자기 늘어난 피서 인파로 인하여 길거리는 주차장이 되고 피서지는 산이나 바다나 쓰레기장을 방불(彷佛)케 하는 추한 모습이다. 지금은 다소 개선(改善)되었다고 하나 휴가철이 지나고 나면 전 국토가 몸살을 알게 되는 일은 여전하다. 어서 속히 바르고 건전(健全)한 휴가 문화(文化)가 뿌리 내리지 않으면 자연(自然) 환경(環境) 보존이나 국민정서에 큰 재앙(災殃)을 불러올 것이다.

인간과 자연환경은 마치 태아(胎兒)와 모체(母體)와 같다. 모체는 태아에게 영양을 공급하고 배설물(排泄物)을 받아서 처리하는 등 태아의 성장에 적절한 환경을 유지시켜 준다. 그런데 태아가 과다하게 흡수하고 과다한 폐기물을 배출하면 모체는 허약해지고 심하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이와 같이 자연 환경은 인간에게 필요한 양식과 자원을 공급하며 인간들이 버리는 폐기물을 무기물로 분해(分解)하여 자연으로 환원(還元)하며 사람 살기에 적당한 환경을 유지시켜 준다. 그런데 이와 같은 자정능력(自淨能力)이 한계(限界)가 있다. 한계를 넘을 때 모체에 병이 나듯이 자연환경이 파괴되어 결국에는 피해가 인간에게로 돌아올 것이다.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하나의 공동체이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자연을 소중히 여겨 자연을 파괴하거나 피해를 입혔을 때, 무거운 범칙금(犯則金)을 물린다고 한다.

지난 2010년 안양지방회 주선으로 유럽 여행 중 파리 개선문(凱旋門) 근처 금지구역에 차를 세운 일로 범칙금을 물게 된 것을 보았다. 기억이 분명치 않으나 상상 할 수 없이 많은  범칙금(180만원)을 물게 된 것을 목격했다. 운전기사가 벨기에 사람이었는데 여러 나라 말을 구사하는 능력있고 신사적인 사람이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그 많은 범칙금을 내게 되었는데도 항의(抗議) 하거나 변명(辨明)하지 않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벨기에가 유럽 여러 강국들 틈에 끼여 있는 작은 나라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날 운전기사를 통해 벨기에가 선진국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선진국은 경제력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요, 법과 질서를 소중이 여기는 준법정신(遵法精神)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선진국대열에 서계되었다고 하는데 우리들의 의식이 새로워져야 한다. 의식이 변한다는 것은 말과 같이 쉬운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을 두고 이루어진 것이어서 단시간에 교육이나 훈련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용(蠻勇)을 부리지 말고 포기하지도 말고 겸손히 한 걸음 한 걸음 개선하고 배워 나가자. 영국이 신사(紳士) 나라가 된 것은 저절로 된 것이 아니다. 그들의 조상들은 남의 것을 빼앗는 해적(海賊) 들 이었다. 우리들도 희망의 줄을 놓지 말고 갈고 닦으면 일등국민이 될 수 있다.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라”. (사 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