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희동 원로목사 [성광교회 ]

   유행가인양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하고 세련된 유행어요 토속적이기도 하다.  어느 때 부터 누구에 의해 구전되었는지 그 유래를 알고 싶지도 찾고 싶지도 않고 이렇게 계속 불러 왔다.

그런데 이렇게 하찮은 유행어가 독소가 품어있는 독약일 줄은 속단도 예측도 못했다.  싸구려  대포 집에서  탁배기 한 사발 들어 마시고 취하지도 않고 건주정으로  세월아 네월아 노래하며 귀가하는 우리네 할아버지요 이웃 아저씨들이었다. 지금 이 나라는 정치 경제 교육 종교 사회 모두가 ‘세월호’법에 중독되어 기진맥진하고 있다. 그렇게도 순진난만하고 피어보지도 못한 많은 어린 학생들을 차가운 물속에 파묻고도 무엇이 부족한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나라가 이 지경인데 국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밥그릇 챙기기 싸움질이요. 보수도 못되고 진보도 못되는 오합지졸들의 의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과연 당신들의 책임과 임무가 국민의 대리인이요 대표자로 의무를 다 하고 있는가? 독일 사람들의 격언에 “지위가 높아지면 의무와 사명도 더 무거워진다.”고 하더라. 세비를  안 받겠다 삭감한다고 구호만 앵무새처럼 떠벌이던 의원들 세비 인상에는 어제의 원수가 호형호제가 되어 만장일치로 가결 시켰는가! 세월호법은 100일이 되었는데도 힘겨루기 싸움에 세월이 네월이 되고 말았다.

유병언이 죽었단다. 믿기지 않지만 믿어보자. 일말에 양심이라도 있다면 국민 앞에 속죄하고 죽었다면 잘 죽었다고 해두자. 그런데 죽은 지  40여일 만에야 확인보도가 세상에 뛰어 나왔다. 아무도 안 믿는다. 억지로 믿으라니까 믿어보려 하는 것 뿐이다.

아무리 무지 무능한 검경수사반님네들  이 나라 거지와 노숙자가 천만원짜리 점퍼를 입을 수 있으며 수백만원짜리 신을 신을 수 있는가 묻고 싶다. 죽은 유병언에게 놀아나는 검경수사반들에게 계속 이 나라 범죄수사권을  의뢰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

남의 집 말할 것 없다. 우리네 교회들은 어떤가? 속칭 잘 나간다는 재벌교회들은 지금 수난과 고난의 행진을 하고 있다. 재산싸움이요 교권싸움이다. 그래서 분쟁으로 분열이다. 너무나 수치스럽고 치욕스러워 입에 담기가 송구스럽다.

어떤 교회는 목사가 애인과 결별하는 조건으로 15억원을 주었단다. 어떤 교회는 비자금 800억원을 조성했는데 재정장로가 자살 했단다.

어떤 학교 총장은 공금횡령으로 법원으로부터 실형선고 받아 파직되었는데 기독교연합기구의 회장직을 그대로 유지한단다. 우리네는 어떤가. 전 이사장이 계속 법정고발로 안 밖이 시끄럽다. 그런데 제93회 총회는 더욱 가관스럽다. 보고받는 시간이 난장판이 되었다. 교회의 당회도 아니고 직원회도 못되는 성토장이 되었다. 이게 우리네 현실이라면 너무나 가혹하다못해 비참하다. 그런데 그 꼴 보기 싫어 퇴장한 대의원들에게 차기 대의원권을 안 준단다. 법대로 회의를 진행했는가 묻고 싶다. 총회는 몇 사람의 발언 장이 되어도 안 되고 성토장이 되어서는 더욱 안 된다. 이것은 법이다. 횡포도 독선도 안 된다. 대의원이 주인 되고 회무가 순리대로 진행될 때에 가장 민주적인 회무는 진행될 것이다.

괴연 우리에게 정체성이 있는가. 성총회라 부름에 부끄러운 여지는 없는가.  경건의 모양만 있고  능력은 사라진 모임은 아닌지.

유병언은 바보인가 천재인가? 하도 많은 멋진 이름도 있건만 왜 하필이면 배이름을 ‘세월호’라 명명 했던가. 그래서 ‘세월호’는 ‘네월호’가  된 듯싶다.  
세월아 네월아 속에 우리도 파묻히고 말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