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숙 교수 [성결대학교 신학부]

오늘날 사람들은 저마다 행복하고 좋은 삶을 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극심한 경쟁과 정의롭지 못한 일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으며 때로는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세상에서 성공해서 잘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까지도 실지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성경은 “네가 살았다 하는 이름은 가졌으나 죽은 자로다”(계3:1)라고 지적한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 신앙교육은 진정으로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흔히 잘 산다고 할 때 잘 먹고 잘 사는 일, 또한 세상적인 부와 명예와 권력 등을 얻는 일을 생각한다. 그러나 먹고 사는 일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사육(飼育)”이다. 교육, 특히 신앙교육은, 세속적인 “사육”을 넘어서, 인간다운 인간을 기르는 일, 즉 참된 자아를 발견하고 삶의 비전을 실현하도록 가르치는 일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성공적인 삶을 위한 교육, 참된 인간을 기르는 교육, “생명을 살리는 교육”은 어떻게 가능할까?

그 한 가지 모형을 우리는 구약 에스겔 37:1-10의 마른 뼈들이 살아나는 비유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마른 뼈처럼 소망 없이 바벨론 포로 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이 지극히 큰 군대로 살아나서 이스라엘로 돌아간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죽은 지식교육이 생명을 살리는 교육으로 바뀌는 네 단계를 생각하며, 우리의 신앙교육이 어떤 단계의 교육인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마른 뼈 무더기 단계”의 교육이 있다. 이것은 교과중심 교육과정으로서, 전형적인 주입식 교육을 가리킨다. 여기서 “뼈”는 교육의 재료가 되는 기본적인 지식 내용을 가리키며, “마른”이라는 말은 그 내용이 재미가 없는 상태를 뜻한다. “무더기”로 가르친다는 말은 지식들을 뒤섞인 상태로 잡다하게 많이 가르치는 것을 뜻한다.

둘째, “뼈의 연결 단계”의 교육이 있다. 이것은 지식들을 체계적으로 연결하여 가르침으로써 가르치는 내용의 전체적인 모습을 파악하고 그 의미를 이해하게 하는 교육으로서, 학문중심 교육과정에 비유될 수 있다. 그러나 뼈대만 가르칠 경우, 핵심 내용은 뚜렷하지만 해골처럼 흉하고 재미가 없어서 도저히 가까이에서 배우고 싶지 않은 형태의 교육이 될 수 있다.

셋째, “힘줄, 살, 가죽 형성 단계”의 교육이 있다. 뼈대에 힘줄이 생기고 살이 오르며 가죽이 덮인다는 비유는 경험중심 교육과정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힘줄”은 다양한 활동 능력, 예컨대 탐구능력, 사고능력, 비판력, 창의력 등을 가리킨다. “살”을 붙이는 일은 구체적 예화나 내용을 통해 재미있게 이해시키는 것을 뜻한다. “가죽”으로 덮는다는 말은, 배운 내용을 잘 정리하여 기억시키는 동시에, 적절한 포장을 통해 학생들에게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뼈대가 연결되고 그 위에 힘줄, 살, 가죽이 형성되면, 다시 말해서 지식의 구조를 파악하여 그것을 재미있게 효과적으로 학생에게 전달한다면, 교육적으로 만족할만한가? 이것은 사람의 외양은 갖추었으나 생명 없는 로봇과 같다. 이에 넷째, “생기를 불어넣는 단계”가 필요하다. 생기를 불어 넣는 교육은 생명을 존중하는 교육, 죽은 자를 살아나게 하고 잠든 자를 깨우는 교육, 생명을 살리는 교육이다. 교육에서 간혹 직접적으로 생명을 잃게 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간접적인 의미에서 생명을 잃게 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학생들의 흥미, 호기심, 탐구심, 창의성, 의욕, 자존감 등을 죽이거나, 용기, 인내심, 동정심, 공감 능력 등 학생들의 다양한 성품이나 덕목들을 잃게 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는 세속적이고 외형적인 성공을 위한 교육에 치중하며, 그것의 바탕이 되는 신앙교육 즉 기독교 영성교육을 소홀히 해왔다. 그러나 생기를 불어넣지 않은 교육, 특히 신앙교육은 무늬만 있는 신앙교육인 것이다. 무너지는 우리 사회의 기강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주님이 주신 “생기”를 불어넣는 교육이 필요하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개인의 정체성과 삶의 비전을 발견하며 개인의 삶의 터전인 공동체 특히 신앙 공동체의 회복을 위한 교육을 해야 한다. 삶의 바른 목적과 비전과 사명감을 가지게 하는 교육, 얼을 심어 주는 교육을 통해서 개인과 사회가 지극히 큰 군대로 일어나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