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철 교수 [성결대학교]

통일, 반드시 온다. 그런데 갑자기 온다. 그래서 준비해야 한다. 2015년, 해방과 분단 70년의 해이다. 해방과 건국, 그리고 대한민국의 발전에 한국교회는 분명히 크게 기여하였다. 역사적 흐름을 보면 시기는 불분명하지만 분해를 위시한 북한의 실질적 변화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통일선교에 대한 철저하고도 실질적으로 준비가 요구된다. 통일은 민족의 정치적 과제일 뿐만 아니라 지대한 선교 과제이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통일정책은 연합되지 못하고 독자적이며 경쟁적 형태가 많았다.

물의도 있었다. 독일의 통일에는 독일 교회가 크게 기여하였다. 서독교회는 동독교회를 순수하게 도왔다. 몇가지 원칙도 있었다. 첫째, 도움을 명목 있게 주며,

둘째, 도움을 받는 상대방의 자존심을 지켜주며, 셋째, 금전으로 지원하기보다 소요 자재로의 공급 등이다.

한편, 서독정부도 재정지원으로 교회를 막후에서 도왔다. 서독교회의 동독지원은 다소의 반대가 있기도 했지만 동독인들에게 유물론적 사회주의를 대적하는 토양을 형성시켜 결국 동독 정권의 붕괴에 기여하였다. 독일 사례를 한국기독교에 적용하는 데는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첫째, 교회와 국가사이의 공조에 독일과 한국이 큰 차이가 있고, 둘째, 기독교가 독일처럼 한국내의 모든 종교를 대표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셋째, 서독교회처럼 일치된 모습을 보이기에는 한국교회의 현실이 어렵다. 역사적 흐름, 독일 사례 등을 통해 한국교회가 통일전 뿐만 아니라 통일 후에 통일한반도가 정착하는데 까지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한 주요 방안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첫째, 교회가 먼저 화해의 마음을 가져야 하며, 둘째, 통일의 수용을 위해 가난해 지는 연습이 필요하며, 셋째, 한국교회도 일관된 대북정책이 있어야 하며,

넷째, 통일에 앞서 늦기 전에 남은 이산가족들의 위로와 치유에 적극 임하며, 다섯째, 탈북민, 이른바 새터민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보살핌에 적극 나서야 하며, 여섯째, 통일 이후 북한 교회 재건에 대해 교단별 교회별로 지역배분 등 구체적 방안을 갖고 있어야 하며,

일곱째, 통일 전후 북한지역의 적절한 구호에 앞장서야 한다. 특히, 통일 후 남한으로의 이동뿐만 아니라 북한 지역 내에서도 농촌에서 인근 도시로 그리고 중소도시에서 대도시로의 인구이동 등 극심한 혼란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덟째, 통일에 대한 한국교회의 연합된 정책이 있어야 하며, 아홉째, 각 교단은 통일에 대해 기득권을 포기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열 번째, 교회는 통일 이후에 발생할 여러 시나리오를 설정하여 공동으로 대처하는 방안과 추진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통일에 따른 과제들은 매우 다양하며 클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내용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통일은 미래의 지대한 과제로서 한국교회에 실질적 대비를 요구하고 있다. 해방·분단과 함께 한국교회가 분열되었으며 그 부정적 여파가 컸던 것을 상기하면 한국 기독교가 한반도의 근본적 과제인 통일에 대해 하나 되고 연합하는 모습을 가지는 것은 긴요하다.

역사의 교훈이다. 유명한 역사학자 카(E.H. Carr)는 그의 역저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dialogue)라고 하지 않았던가. 해방이후 우리의 역사, 그리고 독일의 사례 등은 통일에 대비하거나 통일이후를 대비하는데 우리에게 큰 도전을 준다. 한국교회도 통일에 이르는데 뿐만 아니라 통일 이후 통일한반도가 정착하는데도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노력과 대비가 필요하다.

한국교회는 기본역량과 아울러 연합정신, 기득권 포기, 겸허함 등을 갖추기 위한 자세전환도 필요하다. 통일, 한국교회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자 절대 과제이다. 주님은 이미 많은 선교자원을 예비해 놓으셨다. 한국 사회에 능력 있고 충만한 목회인력이 넘치는 게 이를 방증하지 않는가. 이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애쓴 우리 모두의 노력에 주님께서 열매를 주실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