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호 목사 [평강교회]

보도에 의하면, 지난 2014년 12월 22일 오후 4시경 민통선평화교회에 30여명의 경찰이 들이닥쳤습니다. 사무실 수색을 끝낸 경찰은 구둣발로 예배당 단상에 올라가 강대상을 해체하고 벽에 붙어 있던 커튼을 떼어 냈고, 급기야 경찰은 단상 뒷벽에 있던 십자가를 뜯어냈습니다. 압수수색 영장 앞에서 십자가는 무력했습니다. 이에 대해 담임목사는 “다른 곳을 수색하는 것은 참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십자가를 건드리자 분노가 치밀더군요. 군사정권 때도 종교에 대한 예의는 있었어요. 그만큼 현 정부가 기독교를 우습게 여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회 예배당에서 십자가를 건드리는 것은 절에 가서 불상을 부수는 것과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국민일보, 2015.1.15., p.26.)

이 사건에 대하여 교계에서는 “교회 존엄성 훼손했다”는 비판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바, “교회는 크기에 상관없이 존중받아야 하는 성역”이기 때문에 아무리 “적법한 절차에 따랐다고 해도 강대상과 십자가에 손을 대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종교계를 흔들어 놓으려는 것”이고, “예배당의 크기와 관계없이 성물에 손을 대는 것 자체가 종교단체를 수사대상으로 손쉽게 생각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국민일보, 2015-01-16., p.30.), NCCK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실행위 명의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성전을 침범해 설교문을 압수하고 십자가와 강단을 훼손한 것은 기독교 신앙에 대한 중대한 모독행위”라고 지적하고,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경찰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 압수수색 관련자 문책을 강력히 요구하기로 했습니다.(국민일보, 2015-01-23., p.30.)

이 사건을 접하면서, “만약 그 교회가 우리 교회였다면, 어떤 심정일까? 불교에도 좌파 승려들이 있지만 그 절간에 들어가서 경찰이 그렇게는 못할 것이고, 어떤 성당이든지 그 성당에 들어가서 그렇게 못할 것이다. 그러나 교회는 어느 교회에든지 그렇게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면, 교회와 목사들을 우습게 알고 있으니까! 저들은 지금 하나님을 우습게 알고 있는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강단에 올라가서 십자가를 훼손 할 수는 없습니다. 절간, 성당, 이슬람사원에서는 그렇게 못합니다. 그러나 교회에서는 아무런 두려움이 없이 그렇게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새벽기도시간에 다른 기도를 하지 못했습니다. 오직 소금이 맛을 잃어 길가에 버리우고 사람들에게 밟히듯, 오늘날 한국교회와 주의 종들과 성도들이 경건과 거룩을 상실하였기에 세상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교회가 하찮게 여김을 당하고 무시당하고 짓밟히는 대표적인 현상 중의 하나를 보고 심히 마음이 상하여 하나님 앞에 우리의 죄악을 회개하고 울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거룩과 경건을 상실하였기에 이렇게 하나님의 영광이 훼손당하고 있음을 자책하면서 이번 사건은 그 목사님의 사상의 문제나 성구 자체의 신성성의 문제가 아니라, 관청과 경찰관 개개인의 교회와 목사에 대한 평가와 태도를 보여준 사건이기에 정말 마음이 아팠고, 내 자신이 에피파네스의 성전 훼손을 보고 있는 마카비가의 일원이 되어 느끼는 것 같은 심정이었다.

우리 기독교가 어찌하여 이렇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우리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세상이 하나님과 하나님의 교회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회개했습니다. 그리고 기도했습니다.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기를...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거룩을 상실하고 세속화된 우리 한국교회와, 목사들과, 성도들...성경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없어 다만 밖에 버리워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마 5:13)” 한국교회여, 초심으로 돌아가서 복음의 본질을 추구하고 거룩과 경건을 회복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