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

오랫동안 하버드대학교 심리학자였던 맥클랜드(David McClelland)는 유명한 욕구이론(Need Theory)를 발표한 바 있었다. 인간에겐 세 가지 욕구가 있다고 한다. 성취욕구(need for achievement), 권력욕구(need for power), 친화욕구(need for affiliation)이다. 이중에서 권력욕구는 일반인들 뿐 아니라 교회안의 지도자들에게서도 흔히 찾을 수 있는 욕구이다. 권력욕구는 무엇인가?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통제하려는 욕구이다. 이런 권력욕구가 강한 사람들은 경쟁적이고, 신분 지향적 성향이 높다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들은 어떤 일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즐기며, 통제하는 위치에 오르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자리 맡는 것을 좋아하며, 그러다 보니 한정된 자리에 앉기 위해 자리 쟁탈전에 막무가내로 뛰어들기도 한다. 이들의 문제점은 실제적인 업무 성과나 선의의 목표 달성보다는 높은 지위에 올라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따라서 권력을 얻기 위해 자신을 추종하는 사람들에게 지위와 보상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다지 자리에 맞지 않아 보이는 사람인데도 유독 자리 욕심을 내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자기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 어울리는 법인데, 큰 옷을 입고도 자랑스럽게 활보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쓰럽게 보인다. 본인이야 자리가 욕심이 나서 그렇다 치더라도, 가족들이나 뒤에서 조력해야 하는 성도들을 생각지 않는지 아쉬운 마음이 많다. 그러나 실은 누구나 권력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적다. 또한 많은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대담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권력의 욕심을 내는 것은 건강하다고 보인다.

어차피 이 사회에서는 누군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조직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맞지 않는 권력이 아니라 정확한 리더십은 조직이나 단체를 활발하게 사역하게 만들기에 꼭 필요하다.

권력욕구를 줄이고 선한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기도를 통해 나를 내려놓고 겸손히 낮추어야 한다. 교회지도자들 가운데 권력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단언컨대 기도하지 않는다. 기도할 시간에 사람을 만나고, 기도할 기회를 타서 하나님을 만나야 하는데, 그 시간에 자신의 욕구를 충족해 줄 인물을 찾는다. 기도하는 사람은 겸허해 질 수 밖에 없다. 기도하면서 하나님을 늘 만나는 인물은 결코 교만할 수 없다. 그러므로 기도가 우선이어야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기도가 차지하는 위치와 능력을 너무도 이해하지 못하고 사는 것 같다. 예수를 보라. 그 분은 항상 기도가 우선인 삶을 사시지 않았던가?

다음으로 자신의 사명을 늘 인식해야 한다. 교회에서 주일에 욥기서를 강해한 적이 있다. 하나님은 욥을 부르실 때, “내 종 욥” 이라고 하신다(욥 1:8). 맞는 말이다. 우리를 지도자로 부르셨다면 사람들을 인도하여 선한 길로 이끌기 위함이다. 동시에 우리 주님처럼 사람들을 섬기는 자이다(빌 2:3).
그리고 권력욕구를 가진 사람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자신이 갖고 있는, 혹은 갖고 싶은 욕구가 있어도 주변에 끊임없이 나누어 주어야 한다.

총회 헌장에서도 한 사람이 두 개의 직책을 가질 수 없다고 했다. 그것은 기관장뿐 아니라 위원회도 마찬가지이다. 교단 신문을 보면, 몇 몇 인물들이 교단의 모든 일들을 맡아 하려는 듯 두세 가지씩 자리를 맡아 행사하는 이들이 있다. 나는 궁금하다. 그들에게 맡겨진 영혼들은 행복한지? 이 어려운 시기에도 그들에게 맡겨진 선교지나 목양지는 윤택하고 기름진지? 그리고 훗날 그 자리에서 내려올 때 후회하지 않을지? 지혜로운 사람은 끌어 모으거나 가져오지 않고, 내려놓는 편을 택한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기도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