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의 명언이 말해주듯이 온통 그의 인생은 두려워할 것들로 가득했었다. 어떤 때는 일부러 그 두려움 속으로 뛰어들기도 했다. 그는 과거에 낙제하고 32세에 무과에 급제했다. 그는 진중에서 지병과 풍토병에 오래도록 고생했다. 14년 동안 두만강 변방에서 말단장교로 근무했다. 불의한 상관의 모함으로 고문과 불이익에 시달렸고, 국난이 닥치고서야 47세에 전라도 좌수사가 되었다. 그리고 나라의 지원이 없어 논밭을 갈고 고기를 잡으며 전쟁을 치뤘다. 끊임없는 모함과 오해와 의심과 투옥과 사형언도도 받았었다. 

그런 그가 이렇게 말한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必死卽生 必生卽死)’, 또 ‘한 사람이 길목을 잘 지키면 1000명이 겁을 낸다(一夫當逕 足懼千夫)’,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있사옵니다.’ 라고 말이다. 이보다 절대 긍정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절망적인 상황에서 역전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는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꿨다고 생각한다. 가나안 땅에 보내진 12정탐군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가나안 입구인 가데스 바네아에 도착한다. 

그리고 가나안 땅을 정탐하기 위해 정탐꾼을 보낸다. 그러나 그들의 간담을 녹이는 절망적 보고는 이스라엘 백성을 온통 두려움에 휩싸이게 만든다. 그 두려움에서 시작된 백성들의 통곡과 원망의 불신앙은 그 후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오직 두려움을 이기고 믿음으로 승리한 여호수아와 갈렙 만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 복을 누렸던 것을 안다. 

두려움이 없다면 용기도 필요가 없을 것이다. 2016년을 시작하는 우리에게 새해는 두려움과 기대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는 믿음이 우리에게 절실하다. 왜냐하면 두려움이 없는 인생은 없기 때문이다. 성경은 두려워해야 할 것에 대해 분명히 명령한다. 그리고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것 또한 말씀하고 있다. 두려워할 것은 두려워하되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것은 두려워하지 말고 담대히 믿음과 용기를 갖고 나아가야 하지만, 우리네 인생은 거꾸로 살아간다. 두려워해야 할 것에 대해서는 두려움도 경외심도 없다. 그러나 진정으로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서 몸부림치고 두려워하며 살아간다. 

또한 두려움은 우리에게 원초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아마 인간이 두려움을 완전히 극복한다면 하나님을 누가 찾고 의지하겠는가? 그러므로 어찌 보면 두려움은 인간에게 꼭 있어야 할 삶의 요소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두려움이 꼭 있어야 할 것이라면, 그 두려움을 바로 알고 그냥 받아들여 나의 인생의 밑거름으로 삼는 것이 용기일 것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처럼 말이다. 그러나 번지수는 정확히 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두려워할 자를 두려워하고, 죄 짓는 것에 대해서도 두려워하고, 그 외 우리에게 인생의 두려움을 갖고 오는 것들은 용기로 바꿔 가며 살아감이 새해를 사는 지혜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