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연히 서점에서 『순종』이라는 책을 보게 되어 한권을 구입하여 읽었다. 순종에 대한 참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순종』의 저자 존 비비어는 ‘하나님의 보호 안에서 누리는 참 자유, 순종으로 깊어지는 믿음의 우물’을 소개한다. 오직 하나님만 진정한 자유와 공급하심과 보호하심의 은밀한 처소이다. 그분의 영원한 권위 아래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영원하고 절대적인 보호란 없다. 우리에게는 당당히 그분의 권위 아래로 들어가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그것이 순종이다. 

그런 의미에서 순종은 영원한 보호의 길이며, 안식의 길이다. 진정한 자유에 이르게 하는 축복의 길이다. <시 91:1-2>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는 사람들을 위한 보호하심을 볼 수 있다. 

그럼 누가 그분의 보호 아래 있는가? 하나님의 권위 아래 있는 사람이다. 하나님의 시각으로 권위를 보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권위를 두려워한다. 그러나 하늘 아버지의 길은 완전하다. 당장은 쓰리고 아파 보이는 일도 실은 보호와 축복이나 다른 이의 구원을 위해 하나님이 허락하신 일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순수하고 완전하며 영원하다. 

순종이란 참된 믿음의 증거인 까닭에 믿음과 순종은 불가분의 관계다. 99.9% 순종이 사람에게는 순종으로 보여도 하나님 보시기에는 결코 순종이 아니다.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여 참된 회개에서 등을 돌릴 때 우리는 어떻게 되는가? 불순종하는 행동을 반복하기 쉬워지며, 미혹의 휘장이 마음을 덮어 죄를 깨닫는 감각이 둔해진다. 결국 그 감각 대신 논리적인 판단을 집어넣게 된다. 그러면 그 다음에 죄를 지을 때는 비수가 이전만큼 예리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기에 죄 및 거짓을 정당화 하려고 또 하나의 거짓을 만들어내고 또 하나님의 거짓을 진실인양 호도하는 현실을 보게 된다. 주님 앞에 진실했던 양심마저 사라지고 예리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중간에 미혹의 휘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끝내는 그 휘장이 두터울 대로 두터워져서 전혀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 자기 정당화만 있을 뿐이다. 미혹이 진리를 숨기며 양심이 마비된다. 

어찌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당당할 수 있겠는가? 자기 계획과 합한 부분만 순종하면서도 자기들이 하나님 앞에 불법을 행한다는 걸 모른다. 순종에 어긋나는 이론은 교만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생각을 거스르고, 그분의 말씀을 최종 권위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믿음으로 하나님의 권위를 인정하고 순종할 때 어떤 일이든 당장은 더디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결국은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예수님 말씀의 초점은 순종이다. 순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십자가를 지는 것이다. 우리의 계획과 욕심이 죽지 않는 한 결국 하나님의 뜻과 인간의 욕망은 대립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예수님처럼 한없이 자기비하를 해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의 권위를 바로 알게 된다. 만약 하나님의 권위를 모른다면 하나님이 위임하신 권위에 복종하기 어렵다. 진정한 권위를 보지 못한다면 순종하려 애쓸수록 힘들어지기만 할 뿐이다. 하나님의 뜻은 우리를 깨드리는 것이다. 상한 심령은 희생적 삶이나 제사가 아니라 순종으로 얻을 수 있다. 

겸손히 배우려는 마음, 갈망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좇는 이들만 예수님에게서 하나님의 손을 볼 수 있으며, 그분을 통해 받을 수 있었다. 순종 더 나아가 복종의 차원이 깊어질수록 우리의 믿음도 커진다. 하나님을 위해 열매를 맺고 승자가 되는 것이 우리 소명이다. 예수님의 길로 행해야 진정 하나님의 이름을 높일 수 있으며 우리의 유익을 얻을 수 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은 인간의 논리로는 어리석어 보일 수 있지만 우리는 “모든 이론을 파하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파하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 하는(고후 10:5)” 사람이다.

예수님께 순종함으로 더 깊어지는 믿음의 우물이 되길 소망하며, 2016년 예수님만 생각하고, 예수님만 바라보고, 예수님만 품고, 예수님만 말하고, 예수님만 전하는 순종의 삶이 배어나는 한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