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진(東晉) 때의 장수인 유익(庾翼)은 유량(庾亮)의 동생으로 형주 자사(荊州刺史)를 지냈으며 군사에 대한 지식이 많았다. 유량이 죽은 뒤 무창(武昌)을 비롯해 강주, 익주, 양주 등지를 지키며 북쪽의 적을 물리쳐서 전공을 세웠던 사람이다. 특히 그는 서예가로서 명성을 갖추고 있었다. 그는 당시 서성(書聖)으로 추앙받고 있는 왕희지(王羲之)의 서법(書法)과 견줄만하다고 평가 받는 명필이기 때문에 서예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자기의 탁월한 서예의 기법을 가르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유익은 정치나 국방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많은 젊은이들은 유익의 서법에 대해서는 배울 생각을 하지 않았고 심지여 자기 자식들이나 친족들까지 왕희지의 서법을 배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유익의 마음은 상하여 형주도성 아래에 살고 있는 지인에게 이렇게 편지를 써서 자신의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한다. “아이들이 집안의 닭은 천하게 여기고 들판의 꿩만 귀하게 여겨(家鷄野雉) 모두 왕희지의 서법만을 배우니, 나를 그만 못하게 여기는 것이오.” 여기서 유래된 고사성어가 가계야치이다. 

비주얼 브랜드(visual brand)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제일 많이 생각나는 것이 외국 브랜드이다. 실제적으로 인지도가 차이가 난다. 주얼리 비자 조사 연구소(월곡 연구소)에서 국내 주얼리 브랜드와 국외 주얼리 브랜드의 인지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국내 브랜드 인지율은 21.7%인데 반해 국외 브랜드의 인지율은 87.7%로 엄청난 차이가 난 것으로 보고 했다. 

어느 외국 브랜드 사업가는 자기들끼리 이렇게 말을 한다고 한다. “한국 소비자들은 라이터(lighter).” 그 뜻은 한국 사람들은 외국 브랜드라고 하면 사기 위해서 불티나기 때문이란다. 그들은 물건을 팔면서 한국 소비자들은 봉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일궈낸 제품들이 이제는 세계 각 나라에서 값싸고 품질이 좋다고 앞 다투어 수입해 간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국내 브랜드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외국 브랜드를 귀하게 여기고 있으니 바로 여기에 가계야치라는 고사성어가 필요한 말이 아닌가 생각한다.   

각 교회마다 새 신자 양육 프로그램으로 새 신자를 정착하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만큼의 노력의 결과는 그리 크지 않다. 물론 노력했지만 그들이 교회에 정착, 안착하지 못하고 이탈해 버리는 것을 보게 된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유력한 이유 중 하나는 새 가족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기쁨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많이 있지만 그들을 양육해야하는 멘토(mentor)의 한계성과 실망감이라고 할 수 있다. 새 신자들이 인식하는 멘토는 특별히 지정한 인물로 국한 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교회에 먼저 안착한 신앙인과 교회에서 중직을 맡고 있는 분들의 영육간의 언행심사를 유심히 바라보면서 그것을 멘토로 인식하기도 한다. 이렇게 어렵게 정착을 하고 안착을 해서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지만 일명 교회의 터줏대감(?) 역(役)을 하고 있는 기존 중직 자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고 떠나는 경우이다. 

새 신자들을 전도하여 양육하는 것은 교회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새 신자가 정착하고 안착하여서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헌신할 때 중직 자들이 모범적이지 못한 영육간의 모습을 보고 떠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착한 신자를 외면하고 새 신자만 생각하는 교회 안의 가계야치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베드로 사도는 “맡은 자들에게 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고 양 무리의 본이 되라.”(벧전 5:3)고 교회 안의 지도자들에게 권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