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항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 한 번 없이 이렇게 달려온 삶은 행복할리 없다. 물질이 삶에서 우선되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을 우리는 지금 삶의 전반에서 겪고 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이래서 필요하다. 우선은 청소년 시기에서 인생을 배우는 과정을 만들고, 퇴직을 앞둔 어른들을 위해서도 노년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각계각층에서 이에 대한 고민과 대안을 조금씩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교회들도 이런 틈새를 잘 활용하면 선교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인생학교하면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를 먼저 떠올린다. 덴마크인들은 자기 인생을 어떻게 살지 여유를 두고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데, 국가와 사회가 그런 환경을 보장해 준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을 보통 인생학교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곳이 에프터스콜레다. 

영어로 에프터스쿨인데 우리나라의 방과 후 학교와는 구별된다. 덴마크는 초등학교 10학년이 되면 마치 안식년을 갖듯 11학년이 되는 시기인 1년을 인생설계학교에 다니게 된다. 의무적인 것은 아니지만 덴마크에는 약 250여 개의 에프터스콜레에 3만 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이곳에서 그들은 덴마크 교육 철학의 핵심인 ‘자유롭게’와 ‘즐겁게’를 배우며 인생을 설계하게 된다. 대부분 기숙학교 형태의 에프터스콜레는 사립학교 형태로 운영된다.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인생학교가 최근 서울에 들어서면서 교회가 이런 인생학교를 먼저 시작했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인생 100세 시대에 어떻게 인생을 의미 있게 살 것인가에 대한 성찰을 위해 인생학교를 만드는 일에 우리 교회가 앞장섰으면 한다. 물론 노인대학보다는 조금 고급스럽고 폭넓게 말이다. 나 또한 부모 세대처럼 삶의 여유가 없이 살아왔다. 그러다보니 행복한 삶을 얘기할 수 있는 경험도 그다지 많지 않다. 나를 위해 또 부모 세대를 위해 인생학교는 이 시대에 반드시 필요하다. 

감사하게도 금년에 청소년을 위한 인생학교를 먼저 개교하게 됐다. 경기도 교육청이 추구하는 교육 목표와 부합하는 바가 있어 신청한 인문학꿈의학교가 선정되면서 지역 청소년들에게 인문학꿈의학교를 개교하게 된 것이다. 아울러 아산재단의 지원으로 학교밖 청소년들을 위한 자립기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교회가 영적인 구원사역에 전념해야지 무슨 인문학이냐고 할 수 있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한국 기독교 초기 항상 교육과 복지 그리고 복음이 함께 했음을 생각해보면 거부감이 덜할 것이다. 

또한 작은 교회의 고민은 어제도 오늘도 이러한 사역을 위한 전문가 확충과 재정일 것이다. 우리 시선이 교회 안에만 머물러 있다면 분명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눈을 밖으로 돌릴 때 우리 사역을 풍성하게 해줄 전문가도 재정도 하나님이 보내주실 것이다. 우리같이 작은 교회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하나님이 보내주신 지지가 아닐까 싶어 늘 감사하며 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