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수 목사  [군위화실교회]

다른 직군들은 차치하고라도 어떻게 종교인이 전체의 36%를 차지하느냐는 것입니다. 혹자는 종교인 가운데 개신교인은 몇 명 안되지 않느냐라는, 말도 안되는 말로 합리화를 시키려 할지 모르나 기실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매스미디어에 나타나는 종교인 성폭력범 가운데 유독 개신교인만 드러나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결과물을 제출한 경찰청에서야 개신교 목사라고 꼭 집어 말할 경우 그에 따른 후폭풍이 두려워 차마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았을 뿐 분명 개신교인에 의한 성폭력을 의미한다 할 것입니다. 그것도 목사가 성폭력범으로 말입니다. 

그렇다면 왜 종교인들의 성폭력 비율이 높은 것일까요. 박 의원에 따르면 “전문직군에 의한 성범죄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피해 여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은폐의 여지도 많다. 종교인에 의한 성범죄는 전문직군 중 성범죄 건수가 가장 많고 계속 증가추세여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진정 이러한 결과가 대한민국 종교, 아니 개신교의 민낯일까요. 너무도 부끄럽습니다. 이래놓고도 세상 사람들을 향해 “예수님 믿으라!” “서로 사랑하라!”고 외칠 수 있는 겁니까. 

박 의원의 말을 조금만 확대해석하면 마음만 먹으면 목사는 목사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아랫것들(특히 여성도)을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고 만지고 데리고 놀 수 있다는 의미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주의 종인 목사가 피곤해서 그러니 이리 와서 어깨 좀 주물러 달라는 데, 어느 성도가 못하겠다, 안한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행여 그러한 말을 듣지 않았다가는 기름부음 받은 종의 말을 듣지 않았다고 괜히 따돌림을 받거나 심한 경우 저주의 기도나 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아무런 저항 한번 못해보고 그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순응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한국 교회의 현주소입니다. 

도대체 왜 그럽니까. 하나님 말씀대로 살고 싶어 교회에 출석한 것이 잘못이란 말입니까. 딸 가진 부모 입장에서 어떻게 마음 놓고 신앙생활 할 수 있도록 놔둘 수 있겠습니까. 목회자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여성 성도의 경우 그가 딸이 됐든 아내가 됐든 분명 어느 가정의 딸이요 아내입니다. 그러한 가족들이 믿고 따르던 사람(목사)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다면, 정녕 그러한 여성도를 성폭행한 목회자 본인은 딸이나 아내가 없다라는 말입니까. 역설적으로 자신의 딸이나 아내가 다른 목회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면 “그럴 리가 없다” “딸(아내), 네가 뭔가 오해하는 것 같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경찰청이 밝힌 자료에 의하면 종교인에 의한 성범죄는 2011년 89명에서 2014년 83명으로 약간 감소하는 것 같더니만 2015년에는 전년 대비 무려 27%나 늘어난 105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성폭력, 그것은 당사자는 물론 한 가정을 송두리째 죽음으로 내모는 극악무도한 범죄행위입니다. 그러한 범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신학교 때부터 성에 대한 분명하고 확고한 교육을 시켜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에 나와 목회자의 길을 걸을지라도 정기적으로 성에 대한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라는 사실입니다. 

작금의 시대를 ‘말세’라고들 합니다. 필자 역시 동감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말세라고 해도 목회자 마음대로 여성성도들의 몸을 만지고, 더듬고, 괴롭혀도 좋다는 의미의 말세는 아닙니다. 이런 때일수록 더 겸손하게 더 긴장감을 가지고 다시 오실 예수님을 생각하며 한 단계 더 깊이 성경 속으로 녹아들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간청합니다. 한국 교회의 모든 목회자들이여, 하나님을 발판삼아 출세가도를 달리려 하지 말고 진정 무엇이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삶인가를 함께 고민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