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생 때에는 사명감에 불타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라는 찬송을 많이 불렀지만,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회의 현장에서 점점 그 찬송을 부르기가 자신이 없고 부담이 가는 찬송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필자는 충북 영동에서 농촌의 순박한 영혼들과 함께 목회하고 있는지 벌써 16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그리 크지도 많지도 않은 성도들과 함께 교회를 섬기다 보니 어느 새 안일함과 매너리즘(mannerism)에 빠져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느 날 새벽에 기도하면서 마음속에 나를 향한 도전의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목사가 성도들에게만 전도하라고 하는데 목사가 먼저 본을 보여야하지 않겠나? 일 년 동안 5명을 전도하지 못하면 담임목사직을 사임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다음 주일 예배 후에 교회 앞에 광고를 했다. 이렇게 무모하게(?) 도전을 한 이유는 만일, 어떤 사람이 의사로부터 “당신은 1년 밖에 살 수 없다”는 애기를 듣게 된다면 그의 하루하루의 삶은 좀 다를 것이라고 본다. 

히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고 여겨지면 남은 시간을 소중하고 의미 있는 삶을 보낼 것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들도 그러한 마음으로 교회를 섬기며 믿음생활하기를 원해서였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 약속했던 5명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4명밖에는 (고등학생, 청년, 장년 2명) 전도하지 못한 것이다.

주일오전예배를 마치고 교회 앞에 “목사가 약속대로 5명을 전도하지 못하였으므로 오늘부로 담임목사직을 내려놓겠습니다” 하고 오후예배 후에 사직서를 교회 운영위원회에서 냈다. 그렇다고 갈 곳도 오라는 곳도 없었다. 운영위원회에서 회의를 한 후, “목사님, 저희들은 전도하지도 못하였는데, 오히려 저희들이 죄송하지요” 하면서 “그럼, 당회장님 하시지요?”하고 웃으며 사직서를 반려하여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어 교회와 성도들을 섬기고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 주신 소중한 영혼들! 그리고 아직도 구원 얻지 못한 세상 속의 영혼들을 향한 사랑의 마음이, 그들을 주께로 인도하고자 하는 열정이, 지도를 그리기 위해 미칠 듯 뛰고 있는 김정호와 같은 마음이 우리에게 지금도 있는가? 작년 일 년 중 한 주간의 기간은 이제까지 목회하면서 간절한 마음과 영혼을 구원하고자 하는 뜨거웠던 시간들이었음을 추억해본다. 

다시 한 번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도록 찾아다니는 목자의 심정처럼, 잃어버린 하나의 드라크마를 찾기 위해 등불을 켜고 집을 쓸며 부지런히 애타게 찾는 여인처럼, 집을 나간 아들이 돌아오기를 고대하는 아비의 마음처럼(눅 15:1-32) 오늘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사랑하고 소중한 영혼들을 향하여 뜨거운 마음을 간직하며 달려가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