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현 목사 [용인교회 ]

욥에게도 예외 없이 ‘어느 날’이 불현듯 찾아왔다. 하루아침에 자녀를 잃고 재물과 친구와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형통하고 순항하던 인생의 항로가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모세도 ‘어느 날’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어제의 행복과 풍요와 평탄이, 오늘은 곤두박질과 벼랑과 바닥인생이 되었다. 애굽의 화려한 궁궐에서 황망한 광야로의 전락은 분명 꼬임이었다. 왕자에서 살인자로의 신분적 변화도 모세가 원하던 삶은 아니었으리라! 요셉도 ‘어느 날’ 부모형제 본토 친척을 잃고 노예로 팔려가는 기구하고 기막힌 신세가 되었다. 잘 나가던 삶이 하루아침에 꼬인 것이다. 

만일 욥에게 ‘어느 날’만 없었어도.. 모세가 살인만 안했어도.. 요셉이 형들에게 꿈 이야기만 안했어도.. 인생이 어쩌면 꼬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그때 그 사람만 안 만났어도.. 그때 그 장소에만 안 갔어도.. 그때 그런 결정만 안 했어도.. 그때 그 실수만 안했어도.. 이런 회한의 상처가 누구에게나 다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한번 꼬인 인생이 저절로 풀리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성경은 ‘꼬인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하나님은 꼬인 인생들을 풀어놓으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은 우리가 잘못하여 꼬아 놓은 인생도 풀어 사용하시는 분이시다. 성경에 꼬이지 않고 쓰임 받은 사람이 누가 있는가? 꼬여도 욥처럼, 모세처럼, 요셉처럼 겹겹이 꼬인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러나 꼬인 인생 중에도 풀어주시는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새롭게 만나고 ‘영적각성’과 ‘재충전’만 할 수 있다면 꼬임은 오히려 영광이 될 수 있다. 

마귀는 우리의 인생을 꼬이게 할뿐 아니라 한번 꼬인 인생과 환경에 끝까지 집착하게 하고 몰입하게 만들어,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하여 결국은 헤어나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주님은 ‘풀림’에 집중하게 하여 소망으로 충만케 하신다. ‘어느 날’ 변한 성도들로 인하여 절망하는가? ‘어느 날’ 변해버린 자녀들로 인해 속이 타들어 가는가? ‘어느 날’ 허무하게 지나가버린 청춘으로 인해 우울한가? ‘어느 날’ 물거품처럼 떠나가 버린 성도들로 인하여 벼랑 끝에 서있는가? 아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라. 또 다른 ‘어느 날’을 주실 것이다. ‘그날’에는 사슴처럼 춤추며 노래할 것이다. 얼마나 많은 자들이 한번 꼬인 인생으로 인해 평생을 후회와 통한 속에서 (-)인생을 살고 있는가? 

‘꼬인 인생’은 ‘꼬인 실타래’ 같아서 인간의 힘으로는 여간해서 풀 수가 없다. 그러므로 마귀의 머리를 밟으신 예수께서 전인격적으로 개입하셔야 한다. 그러면 ‘어느 날’ 갑자기 꼬인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풀리기도 한다. 욥의 인생이 그랬고, 모세의 인생이 그러했으며, 요셉의 인생이 그러했다. 그들이 상상하지도 못하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풀림’이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것이다. 

‘어느 날’ 베로 묶인 나사로를 푸신 하나님, ‘어느 날’ 착고에 묶인 바울과 실라를 푸신 하나님께서 ‘어느 날’인가 우리의 삶도 풀어놓아 다니게 하실 뿐만 아니라, 반드시 크고 귀하게 들어 사용하실 것이다. 이것이 주님의 기묘한 섭리이며 주도면밀하신 그분의 목적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