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우리나라가 대통령 퇴진 문제로 국내는 물론 해외 교민들까지 시끄럽다. 주말이면 수많은 사람들이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서 지도자의 하야와 탄핵을 외치고 있고, 국정조사와 청문회, 특검 등으로 정치도, 경제도, 학원도 혼란스럽고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고 했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에는 국민을 품고 국가를 지키며 국정을 안전하게 희망적으로 이끌어갈 지도자가 그리운 때이다. 여기저기 잠용들이 나타나 막말을 쏟아내고 국민을 현혹하지만 실망스럽기만 할 뿐이다.

성경에 보면 이스라엘 나라에 사무엘이라는 사사가 있었다. 그는 제사장과 선지자의 직능을 함께 수행하는 지도자요 백성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훌륭한 인물이었다(삼상 7:15-17).

그는 이스라엘 백성이 ‘왕을 세워 우리를 다스리게 하라!’고 요청할 때, 하나님의 계시를 따라 사울이라는 사람에게 기름을 부어 초대 왕으로 세웠으며, 백성들은 ‘왕의 만세!’를 외치며 사울 왕을 환영하고 기뻐하였다(삼상 11:15). 이스라엘 백성들이 사울을 왕으로 세웠으니 이제는 국가의 정치와 경제, 사회와 국방, 외교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으리라고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일 뿐이다.

왕이 모든 문제의 해답은 아니다. 사울이 왕이 된지 2년 후에 이스라엘이 블레셋과 전쟁을 하게 된다. 왕은 전쟁에 앞서 하나님께 번제와 화목제를 드리려고 준비하고 사무엘 선지자를 기다리는데 7일이 지나도 오지 않자 자기가 직접 제사를 집례하였다(삼상 13: ). 이런 사울왕의 행위는 ‘하나님께 망령된 행위요, 불순종’으로 정죄를 받게 되었고 그의 거듭된 불순종과 불의한 행위를 보신 하나님은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을 ‘후회하노라’ ‘저를 버렸다’고 말씀하셨다(삼상 15:11- ). 

이때 사무엘 선지자가 보통 사람이라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사사로서 누릴 모든 권한과 명예와 이권을 사울 왕에게 넘겨주었다. 어떻게 보면 그는 사울 왕에게 피해자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을 후회한다’ ‘사울을 버렸다’는 말씀을 직접 사무엘에게 들려주셨을 때, 그는 이스라엘 국민을 선동하고 사울왕의 축출운동을 일으킬 충분한 명분과 근거를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기가 직접 왕을 탄핵하거나 끌어내리려 하지 않았다. 백성을 선동하지도 않았다. 그는 개인의 이해관계나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지 않는 지도자였다.

그리고 30여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다. 그 사이 무수한 전쟁을 겪게 되고 갈등과 분쟁이 있었지만, 이스라엘은 백성이 단합하고 하나님의 은혜와 보호하심으로 든든히 세워진다. 이때 사무엘은 깊은 기도와 침묵 속에 하나님의 인도와 계획을 따라서 다음 지도자를 세우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그가 다윗이었다. 그는 베들레헴으로 가서 양치기 소년 다윗을 찾아 기름을 부었다(삼상 16:13). 그리고 13여년의 세월이 흘러간다. 이때 사무엘은 왜 서둘러서 백성에게 다윗을 왕으로 기름 부은 사실과 하나님의 계획을 공표하지 않고 침묵하셨을까?

사무엘은 자기 시간표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었다. 오직 하나님의 시간표에 따라서 계획하고 순응하는 지도자였다. 지금도 역사의 시계 바늘은 돌아가고 있다. 시계 바늘을 돌리는 것은 사람이 아니고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왜 사울을 왕 삼으신 것을 후회하시고 버리셨음에도 40년간 왕위에 두시고 그토록 오래 참으셨을까?

사무엘은 그 많은 세월을 말 못할 비밀을 가슴에 담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으며 어떻게 침묵으로 견뎌냈을까? 사람은 하나님이 아니다. 왕도 사람일 뿐이다. 역사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고 오늘도 그분이 시계 바늘을 돌리고 계신다. 

사무엘 선지자여, 우리의 물음에 대답해 주시오. 무엇이 정답이고, 어떻게 하는 것이 해답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