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성 목사 [등록문화재 제674호 초대교회 ]
저는 아직도 40년 전의 감동을 잊지 못합니다. 신학교 2학년 때 수강했던 데살로니가전후서 강의 때, 강하게 임했던 말씀의 은혜가 저로 하여금 사역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이고 목회자의 바른 방향이 어떠해야 할 것인지를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그 말씀이 바로 “우리의 소망이나 기쁨이나 자랑의 면류관이 무엇이냐 그가 강림하실 때 우리 주 예수 앞에 너희가 아니냐 너희는 우리의 영광이요 기쁨이니라” (살전 2:19-20)입니다.
교인이 목회자의 야망을 이루는 수단이 아니라, 교인들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이 이루어지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역의 지침이 되어준 말씀입니다. 그리고 지난 35년 목회자의 길을 걸으며 제 사역의 최고의 중심이 되어 주었습니다. 제 목회 중에 복잡한 일이 발생하였을 때 그것을 바로 잡아 주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로 저는 다시 힘을 얻고 달려 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목회자의 길을 걸으려고 하는 이들이나 혹시 목회도중 혼돈을 경험하는 이가 있으면 강력하게 권면해 주는 말씀 중에 하나입니다.
오늘날 일부 목회자들이 교회와 교인을 그리고 목회를 자신의 야망이나 입신양명을 위한 수단과 방법으로 이용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교회가 혼란을 경험하게 되고 교인들이 상처를 받고 교회가 공격의 대상이 되는 일들이 발생합니다. 목회자의 개인적 욕망에서 기인한 잘못된 목회관이 가져온 오류입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일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예수님의 관심은 사람에게 있었지 일의 성과에 있지 않았습니다. 목회를 하면서 사람과 마찰을 일으키거나 실족시키거나 상처를 입히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는 연약한 존재들이기 때문이 부지중에 혹은 의도함이 없이 실수하는 경우들이 생겨납니다. 이런 경우들은 서로 대화나 평소의 행적을 통해 고의가 아니었음을 대부분은 알게 됩니다. 하지만 때로는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쌍방이 함께 풀어가야 할 일입니다. 인도하는 ‘리더’나 따르는 ‘팔로워’가 같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 강림하실 때 우리 주님 앞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자랑과 기쁨이 되어야 하고 소망이 되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저의 바램은 주님 다시 오시는 날 우리 모두가 서로서로 때문에 주님으로부터 상급을 받는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자랑거리가 되는 관계로 그 날까지 더불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서울 시내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릴 때가 있습니다. 상반된 의견을 갖고 있는 양쪽 세력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버스로 만든 높은 차벽을 세웁니다. 그것을 보며 깊어질 대로 깊어진 골을 느꼈습니다. 내 편과 네 편의 높은 벽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철저하게 차단이 되어 있었고 경찰버스 사이로 난 조그만 틈을 통해서만 반대편의 상황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간혹은 그 틈사이로 서로 삿대질을 하며 목청을 높이는 모습들도 보았습니다.
세상은 날이 갈수록 편 가르기를 식은 죽 먹듯이 합니다. 정치인들이 내 편 네 편하면서 국민들의 마음에 굵은 선을 긋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언론들이 교묘하게 자신들의 손익을 계산하며 국민들의 마음속에 편을 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를 중상하고 모략하며 온갖 이간의 언행을 일삼습니다. 그런데 그런 안타까운 모습이 오늘 교회나 목회자 안에서도 팽배해 있는 것입니다.
이 시대에 필요한 그리스도인은 화목케 하기 위해 희생하신 예수님을 삶으로 보여주는 사람입니다. 즉, 서로를 자랑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자랑거리가 되는 삶의 본을 보여주는 사람들입니다. 입에 발린 말로만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한 삶의 실천을 통해서 본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세상이 그리고 많은 악의 영들이 편을 가르고 서로에게 손가락질을 하도록 유도하지만 넘어가지 않는 사람입니다.
저는 우리 모두가 그런 목회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예수님의 삶을 따라 화목하게 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것을 주님께서 “내게 주신 영광”으로 알아 기뻐하고 감사하는 목회자라면 우리는 주님 앞에서 좋은 사람이 틀림없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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