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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빈 토플러는 그의 유명한 저서 『제3의 물결』에서 현대를 ‘심리적 좌절의 시대’라 했고, 현대인을 ‘고독이라는 큰 바다에 떠다니는 외딴 섬’이라 했다.

토플러가 말한 현대도 이제는 과거의 시간이 되고 말았지만, 사람들은 저마다 외딴 섬 되어 고독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살고 있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코쿤(Cocoon)족(族)이란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코쿤족이란, 누에가 고치 속에 들어가 웅크리고 있듯이, 외부와 담을 쌓아 자기만의 성(城)에 들어가 숨어 버리는 사람들을 뜻한다. 사회적으로 이런 현상을 ‘코쿠닝(Cocooning)현상’이라고 하는데 나홀로 운전, 혼밥족, 혼술족, 나홀로 등산, 방콕 등이 바로 그것이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하며 숨는 현상으로, 이는 고독이나 질병, 실패 등으로 비롯된 현상이다. 우리나라는 수 년 동안 자살률 세계 1위 국가이다.

하루에 40명 정도가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자살 요인으로는 생활고, 질병 등이 손꼽히나 외로움, 고독 문제와 같은 ‘관계 단절’ 그리고 ‘심리적 좌절’ 등이 원인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어서 ‘관계하는 존재’인데, 이웃으로부터 방치된 채, 외로운 성(城)에 갇혀 모든 관계로부터 차단된 채, 우울함과 고독 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의 이야기는 결국 남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삶의 정황이 좌절과 고독을 배제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고독을 즐기며 사는 지혜를 배워야 하지 않을까? 고독한 것이라고 모두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생각 여하에 따라 고독은 얼마든지 ‘삶의 유익한 비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인 조병화는 “고독하다는 것은 /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 /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은 / 아직도 나에게 삶이 있다는 것”이라 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주님께서 우리를 고독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 28:20).

그리고 고독한 시간은 주님과 깊은 교제의 기회이며 영성을 빛나게 할 수 있는 때이다.